독서일기/여행
[빌 브라이슨/홍은택 역] 나를 부르는 숲(1998)
태즈매니언
2018. 1. 3. 18:22
고명하신 페친님들 덕분에 1997년 조지아에서 메인주까지 2,100마일(3,500여㎞)을 걸쳐있는 장거리 하이킹 코스의 원조 애팔래치안 트레일(Appalachian Trail)을 알게 되었다. 종주하는데 최소한 5개월은 걸린다는 길.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서 초보 등산가 빌 브라인스과 그의 친구 카츠의 모험담은 옮기지 않으려고 한다.
애팔래치안 트레일 자체는 그닥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없는 코스였다. 하지만 이 길을 걸으며 온갖 역사적 지리적 입담을 풀어놓는 빌 브라이슨 덕분에 재작년 말 도널드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당선시키는데 기여한 애팔래치아 산맥의 거주민들이 20여년 전에 처했던 쇠락하고 곤궁한 처지를 전해들을 수 있었다.
덕분에 아직 못 읽어봤지만 미국은 사실상 다른 이념을 지닌 11개의 국가들이 모인 연방국가라고 분석했다는 콜린 우다드의 <분열하는 제국>을 구성하는 나라 중 하나인 '그레이터 애팔라치아' 지역이 어떻게 태동했는지에 대한 선행지식을 얻긴 했다. 아무래도 미국의 역사에 대한 제대로 된 책을 본 다음에 다시 봐야지 빌 브라이슨의 수다를 제대로 알아들을 듯 싶고.
이 책을 번역한 홍은택씨가 1999년 애팔래치아 트레일 종주자(Thru-hiker)를 만나고 본인도 종주를 해보고 싶으셨던 것 같은데, 비록 애팔래치아 트레일 종주는 못했지만 대신 2005년에 80일 동안 대서양 연안인 버지니아주 요크타운부터 태평양에 면한 오리건주 플로렌스까지 몰튼 자전거를 타고 약 6,400킬로미터의 '트랜스 아메리카 트레일'을 종주했으니 원래 꿈에 못지 않은 도전을 성취하신 듯. (2006년에 <아메리카 자전거여행>이라는 책으로도 출판됐다.)
아 나는 언제 이런 거 해보나...2013년에 한 달쯤 까딸루냐-남프랑스 자전거여행 했던 건 관광객의 봄소풍 격이라 이 분들에 비할 바가 못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