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김유익] 차이나 리터러시(2023)

카테고리 없음

by 태즈매니언 2023. 7. 11. 23:14

본문

 
비교적 최근에 페친이 된 김유익님께서 쓰시고 6월에 출간한 책을 읽었습니다. 저는 한국인의 혐중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저와 결이 다른 분의 중국을 위한 변론을 들어보고 싶었으니까요.

이 책의 들어가는 글은 흥미로웠고, 저자께서 완독한 독자들을 위해 아껴둔 나가는 글은 더 좋았습니다. 저자께서 강조하신 것처럼 <영웅문>과 <삼국지>로 중국 고전문명 판타지를 접한 저나 윗세대는 물론, 온라인게임 핵쟁이들과 대륙의 밈으로 중국을 접한 청년세대들 모두 현실에서 중국인들의 생활 세계를 제대로 접해본 적이 없지요.

한국이 거대한 코끼리 중국 전체를 한국과 같은 국민국가간의 관계로 바라보기 보다 베이징과 상하이가 아닌 동북3성이나 산동성같은 다른 지역거점들에 눈을 돌려 개별 영역에서 장기적인 관계맺기를 시도해야 한다는 조언도 매우 적절한 통찰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여러 중국관련 서적과 인문지리 지식이 풍부하게 인용된 본문은 이러한 서문과 맺음말의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지 못했다고 느꼈습니다.
 
차라리 김유익님께서 본인이 아내분과 함께 살고 있는 광저우 근교 마을에서 만난 현지의 중국인들의 생활을 관찰한 구체적인 이야기를 해주셨으면 전달력이 더 좋지않았을까 싶더군요.
 
책에서 소분홍에 대한 분석이 인상깊었는데 이렇게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들을 통해 중국인들의 생활세계를 접하게 해준 에번 오스노스의 <야망의 시대>, 피터 헤슬러의 <양쯔강에서의 2년>,<컨트리 드라이빙>같은 책을 한국인이 써준다면 김유익 님께서 바라는 바를 성취하는데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해서요. 다음 책을 이렇게 내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이 책을 열심히 읽긴 했지만 저는 한국인들이 매력을 느낄만한 보편제국으로 '아시아인들이 자기 일과 삶의 주인이 되려면 서구에 맞설 만한 주도 세력으로서의 맏형'이 필요하더라도 김유익님께서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비호감으로 탑을 달리는 중국이 미국의 대안이 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걸고 계신 이유를 납득할 수 없었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시진핑의 중국공산당이 보여준 모습을 보면 '팍스 시니카'는 당연히 팍스 아메리카나를 대체하는 또 다른 패권적 사고이지, 보다 평화롭고 평등한 세계를 지향하는 새로운 질서에 대한 비전이라는 기대가 전혀 안들고요.
(홍콩인 친구들도 많고, 2018년에 신장을 직접 방문하셔서 주민들이 10년 가까이 계엄 상태에 놓여서 사는 모습을 보신 분께서 이렇게 생각하시는 이유가 궁금해서 꼼꼼히 읽었는데 납득을 못했습니다.)
 
게다가 사드를 이유로 공식적으로 인정하지도 않는 한한령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데, 이런 나라에 뭘 믿고 들어가서 현지화된 K-컬쳐를 직접 만들어내라뇨. 사기꾼을 믿고 한 번 더 일해보라는 말처럼 읽혔습니다.
 
------------------------------
 
144쪽
 
태평천국의 난을 전후해 생원을 포함한 신사(紳士)의 인구 비율은 1%, 그들의 가족을 더하면 5% 정도였다고 한다. 현재 당 국가 사회의 정치 엘리트인 중국 공산당원은 약 9,000만 명, 14억 인구의 6% 정도에 해당하니 이 비율은 그 당시와 별로 변함이 없는 것 같다.
 
310쪽
 
중국과 일본은 국가 간 외교 관계에서는 많은 갈등을 겪고 있지만 민간 관계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편이다. 이유는 중국의 지식인과 중산층이 일본 문화에 대단히 큰 호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엄청나게 많은 수의 중국 유학생이 일본의 사회, 역사, 문화에 대해 심도 있는 지식을 중국으로 전달한다. 중국 내에서 한국에 대해 같은 활동을 하는, 한국 유학 경험이 있는 중국인들은 절반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 같다.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