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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스 드 발/이충호 역] 동물의 생각에 관한 생각(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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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태즈매니언 2017. 12. 6.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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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본이 절판된 명저 <침팬지 폴리틱스>를 썼던 영장류를 연구한 동물행동학자 프란스 드 발. 그가 미국에서 비교심리학을 접하고 나서 '동물인지학' 분야까지 개척(혼자서 한 것이 아님을 책을 통해 누누히 밝히고 있다.)했구나. 원제는 <Are we smart enough to know how smart animals are?>인데 한글판 표지의 빨간 글씨가 저자가 동물의 인지에 대해서 일반인들에게 던지고 있는 질문이다.

프란스 드 발은 '인지'를 감각 입력 정보를 환경에 대한 지식으로 변환하는 정신능력과 이 지식을 유연하게 적용하는 능력이라고 정의한다. 그는 문어, 베타, 까마귀, 생쥐, 범고래, 코끼리 등 여러 동물행동학자이 실험과 야외조사를 통해 관찰한 결과들을 제시한다. 글을 읽으면서 독자들 스스로 동물들의 인지를 무조건 인간보다 저열하다고 단정할 수 없음을 깨닫게 된다. 

프란스 드 발은 인지의 진화는 큰 산맥에 봉우리들이 곳곳에 널려있는 것처럼 각 종마다 자신의 '움벨트'의 생태에 맞게 다양하게 전문화되었으므로 인간의 척도로 비교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다.

이 책이 제시하는 동물인지 연구, 닐 슈빈의 <내 안의 물고기>같은 진화생물학과 로빈 던바의 인간의 인지발달에 대한 연구, 이 세 가지가 대통일장으로 합쳐지면 다양한 형태의 '진화인지'라는 동물 인지의 생명의 나무를 그릴 수 있을 것 같다. 이렇게 구비 지원을 받기 힘든 학문분야의 최전선에서 전해오는 소식들을 안락하게 받아먹는 장삼이사가 역시 편하다.

이 책보다 같은 저자의 <공감의 시대>를 먼저 읽었어야 했을지도 모르지만 일단 다음에 읽어볼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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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쪽

실험과학의 신조는 여전히 증거의 부재가 부재의 증거는 아니라는 것이다. 만약 우리가 어떤 종에서 특정 능력을 발견하지 못한다면, 맨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우리가 무엇을 간과한 것은 아닐까?"여야 한다.그 다음에 생각해야 할 것은 "우리가 한 테스트가 그 종에 적합한 것이었는가?"다.

137쪽

석기시대를 경험한 동물은 우리뿐만이 아니다.우리와 가장 가까운 친척들이 아직도 석기시대에 살고 있다.이것을 잘 보여주는 사례로 '뗀석기 제작기술'장소가 코트디부아르의 열대 숲에서 발굴되었는데,이곳에서는 침팬지들이 적어도 4,000년 동안 견과를 깬 것이 분명하다.

310쪽

인간의 협력이 우리가 아는 다른 종들의 협력보다 더 나은 측면은 딱 하나,조직과 규모의 정도 뿐이다. 우리에게는 다른 종들의 자연계의 다른 곳에서는 발견할 수 없는 수준의 복잡성과 지속성을 지닌 계획을 세워서 추진하는 위계구조가 있다. 동물의 협력은 각자 자신의 능력에 따라 역할을 수행한다는 점에서 대부분 자기 조직적이다. 동물들은 때로는 사전에 과제 분담에 합의한 것처럼 협력한다. 공유된 의도와 목표를 어떻게 의사소통하는지 우리는 알 수 없지만,동물들은 인간처럼 지도자를 통해 위에서 이것을 조율하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우리는 계획을 세우고 위계 조직을 사용해 계획의 실행을 관리하는데, 이 덕분에 온 나라를 가로지르는 철도를 깔거나 완공하기까지 수 세대가 걸리는 거대한 성당을 건설할 수 있다.

316쪽

단일한 형태의 인지는 존재하지 않으며, 단순한 것부터 복잡한 것까지 인지의 서열을 매기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어떤 종의 인지는 일반적으로 그 종의 생존에 필요한 만큼 뛰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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