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조이스/성은애 역] 더블린 사람들(1914)
1904~1907년에 쓰여질 당시 더블린 시에 살던 사람들의 모습을 포착한 제임스 조이스의 첫 단편집을 읽었습니다. 그가 마지막에 넣은 이 25세에 탈고됐다는데, 왜 아일랜드와 영국의 여러 출판사와 편집자들이 풋내기 작가가 생경한 방식으로 쓴 이 책의 출간을 왜 거절했는지 이해가 되네요.저는 서사가 있으면서 에피파니(epiphany:평범하고 일상적인 대상 속에서 갑자기 경험하는 영원한 것에 대한 감각 혹은 통찰)가 곁들여진 단편들을 좋아하는데요. 발자크와 체홉부터 아르투어 슈니츨러까지의 19세기 작가들의 단편집을 보면서 균형이 딱 좋다고 느낍니다.그런데 제임스 조이스의 단편들은 서사가 해체되고 독자들이 나름대로 에피파니를 느끼는 열린 서술이라 백년 전 소설이지만 현대미술작품 같다는 느낌을 받았고, 그만큼..
독서일기/유럽소설
2024. 11. 21. 09: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