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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레에다 히로카즈/이지수 역] 영화를 찍으며 생각한 것(2016)

독서일기/영화

by 태즈매니언 2019. 5. 15.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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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에 가는 게 기껏해야 1년에 서너 번일 정도니 영화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다. 영화에서 감독/연출/제작의 역할이 어떻게 나누어지는 지에 대해서도 모르고.

 

그런데 유독 신작을 꾸준히 찾아보고 있는 감독이 바로 '고레에다 히로카즈'씨다. 초기 작품은 못봤지만 <아무도 모른다 誰も知らない (2004)>, <걸어도 걸어도 歩いても 歩いても(2008)>, <공기인형 空気人形(2009)>,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奇跡 (2011)>,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そして父になる(2013)>, <바닷마을 다이어리 海街diary (2015)>, 태풍이 지나가고 海よりもまだ深 (2016)>, <어느 가족 万引き家族 (2018)>은 극장에서 봤으니.

 

난 그가 원래 문학도였고 TV 다큐멘터리 제작사의 연출가로 시작했는지도 몰랐을 정도로 작품 외에는 무지했던 터라 새롭게 알게된 사실들이 참 많았다.

 

문학도 출신, 공중파 방송국이 아닌 외부 제작사 출신, 영화계가 아닌 텔리비전 출신이라는 삼중의 이방인이라서 오히려 쪼그라들어버린 일본 영화계의 영향을 받지 않은 걸까?

 

<유레루>와 <아주 긴 변명>도 인상깊게 봤던 일본 영화인데 이 두 영화의 감독이 히로카즈 감독의 도제로 일했던 감독일줄이야. 그리고 배두나씨가 얼마나 뛰어난 배우인지 엿볼 수 있었던 에피소드도 기억에 남고.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를 좋아하는 분, 시나리오를 쓰거나 영화를 찍고 싶으신 분들께 추천~ 생각의 깊이에 탄복한 문장들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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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쪽

 

저는 만약 일본 사회가 참된 의미로 성숙한다면, 그때는 일본인이 자신의 손으로 헌법을 고쳐 쓰고 제9조는 국민투표로 다시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상을 말하자면 의사와 긍지와 각오를 가지고 제9조를 다시 한 번 선택하는 것입니다. 단, 그때는 미군 주둔 문제는 물론이고 쇼와 천황의 전쟁 책임까지 포함하여 도쿄 재판도 일본인 스스로 반드시 다시 열어야 합니다. 가해의 책임을 제대로 되묻는 것입니다.

 

190쪽

 

"영화는 사람을 판가름하기 위해 있는 게 아니며 감독은 신도 재판관도 아닙니다. 악인을 등장시키면 이야기(세계)는 알기 쉬워질지도 모르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기에 오히려 관객들은 이 영화를 자신의 문제로서 일상으로까지 끌여들여 돌아갈 수 있게 되지 않을까요....."

 

이 생각은 지금도 기본적으로 변함없습니다. 영화를 본 사람이 일상으로 돌아갈 때, 그 사람의 일상을 보는 방식이 변하거나 일상을 비평적으로 보는 계기가 되기를 언제나 바랍니다.

 

284쪽

 

영화제에 가는 관객에게는 개봉이 정해지지 않아서 영화제에서만 볼 수 있는 작품을 보는 것, 즉 상업적이지 않은 영화를 보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297쪽

 

가끔 "어째서 텔레비전을 하세요?"라는 질문을 받는데, 그러면 저는 "뜻밖의 만남이 텔레비전의 매력이라고 생각하니까요"라고 대답합니다. 돈을 내고 극장으로 보러 간 작품만이 사람의 마음에 남는 것은 아닙니다. 우연히 보고 강렬한 인상을 받아서 그 후의 인생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 텔레비전 방송이 사람마다 몇 편쯤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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