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은] 김지은입니다(2020)
이 책이 나왔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꼭 읽어야 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선뜻 손이 가지 않았다. 종이에 새겨진 활자마다 꾹꾹 담겨있을 감정들을 감당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고, 아마 읽고서도 안희정씨와 동조자들의 행위에 분노하고 며칠 지나면 잊어버릴텐데 괜히 나는 저렇지 않다는 알량한 우월의식만 장착하게 되지 않을까 걱정도 됐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보게 된 것은 두 가지 이유때문이었다. 첫째, 안희정씨를 괜찮은 대통령 후보로 생각했고, 실제로 그와 잠깐 대화를 나눠봤다고 좋은 이미지를 전파했던 입장에서 지난 2018년 3월의 고발 이후 2년 반 동안 정상적인 생활을 전혀 못하고 재판에 매달려 살아왔던 저자의 책을 외면하는 건 염치가 없었다. 둘째, 직장생활 경험이 꽤 있는 30대 여성이 왜..
독서일기/에세이(한국)
2020. 9. 28. 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