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 그 개와 같은 말(2017)
한승혜님 덕분에 알게된 83년생 소설가 임현님의 단편집. 벌써 30년도 넘은 일인데도 어린 시절 질투심에 혹은 수치심에 상대방의 취약한 부분을 헤집는 비열한 말을 했던 기억들이 매 년 몇 번씩은 떠올라 날 부끄럽게 만든다. 말로 나온 몇 마디 단어들의 뜻이야 별거 아니라 할 수 있지만 상대방이 불행을 겪고 있는 상황을 잘 알면서 상처에 소금을 뿌렸다는 생생한 기억은 스스로 부정할 수는 없더라. 우리는 타인의 상황을 제대로 알 수 없고, 그런 상태에서 이해나 위로랍시고 몇 마디 가벼운 말들을 건넨다. 잘 모르는 사이에서야 에티켓으로 선해될 수 있지만, 나와 가깝고, 내가 의지하는 사람에게서 그런 귀찮음이 깔린 무성의한 말을 들었을 때 받는 상처, 그로 인한 관계의 단절은 생각보다 쉽게 올 수 있다. 발화자..
독서일기/국내소설
2020. 10. 4. 18: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