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아] 너는 다시 태어나려고 기다리고 있어(2019)
서평가 한승혜님 덕분에 여러 번 들었던 이름인 이슬아 작가님. 이 분의 서평집을 읽게 되었다. 겨우 백 페이지 남짓에 문고판이라 잔뜩 의구심을 품은 상태로 책을 폈는데. 한 페이지로 된 서문을 읽고는, 팔짱 낀 불신자는 털썩 주저앉아 무릎을 꿇고 바로 신도가 되었다. 서평이 이런 경지를 보여줄 수 있구나. 양팔을 수평으로 벌리고 발바닥을 교차시키면서 깨금발로 기우뚱거리며 평균대 위를 겨우 걷는 아이가 서커스의 줄타기 공연을 보는 느낌? 수록된 서평 중 긴 글들이 더 좋았다. 경향신문에 실린 서평들이 원래 쓰고싶었던 분량으로 쓰여졌더라면 어땠을까? 이런 서평이 있는 세상에 내가 썼던 픽션에 대한 감상들은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 '예수천국 불신지옥' 찌라시처럼 사람들의 현관문과 발밑에 붙어 구겨지는 게 ..
독서일기/에세이(한국)
2020. 6. 30. 0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