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숙] 도시에서 죽는다는 것(2017)
사십대 중반이 되어서야 운동의 즐거움을 처음 알게 되었지만, 이 나이가 되니 사고가 아닌 중증질환으로도 언제든지 갑작스럽게 죽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런 환자가 되면 제게는 멀게만 느껴졌던 중환자실을 이용할 일도 생길테고요. 친지들의 죽음을 많이 겪은 것은 아니지만 제가 생각했을 때 가장 끔찍한 죽음은 온갖 관들과 호흡보조 장치들을 몸에 주렁주렁단 상태로 중환자실에 오래 입원에 있다가 맞이하는 죽음이 아닌가 싶더군요. 저는 자신의 품위는 물론 가계의 비용이나 중환자에 대한 의료자원의 측면에서도 중환자실은 회복가능성이 낮은 환자들의 연명치료에 낭비되도 좋은 시설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대학병원 중환자실 간호사로 19년을 일하셨고, 현재는 간호학과 교수로 일하고 계시는 김형숙님께서 쓰신 이..
독서일기/의학
2024. 3. 24. 1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