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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2023년 올해의 책들

독서일기/올해의 책들

by 태즈매니언 2024. 1. 7.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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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올해의 책들>
출간일자가 아니라 제가 올해 읽었던 책들 중에서 인상깊었고 다른 분께도 추천하고 싶은 책들을 간략하게 언급해봅니다.
[비소설]
1. <보이지 않는 중국>(2020) - 스콧 로젤, 내털리 헬
2006년부터 '농촌경제행동프로그램(REAP)'을 통해 중국의 낙후된 농촌문제의 심각성과 해결방안을 제시한 책입니다. 중국이 시골지역의 영양, 교육, 보건 문제를 해결하면 중진국 함정을 벗어나 G2로 자리잡을텐데, 저자들은 중국에 대한 애정과 인류애를 보여주지만 한국인 입장에서는 습근평의 중국이 철저하게 실패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2. <전길남, 연결의 탄생>(2022) - 구본권
한국의 공공부문에 있는 독특한 조직이 바로 '정출연(정부출연연구기관)'입니다. 정출연의 영광의 시대는 70~80년대라고 할 수 있는데요. 예산과 인력도 넉넉하지 않던 정출연과 소규모의 대학 랩에서 어떻게 한국 인터넷을 10년은 앞당겼다는 평을 듣는 성과를 낼 수 있었는지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연구종사자들이 어떻게 개인적인 성취는 물론, 성과를 낼 수 있는 조직을 꾸리고 운영하는지에 대해서도 지혜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3. <전라디언의 굴레>(2021)와 <이탈리아로 가는 길>(2023) - 조귀동
올해 제가 한국의 미래에 대해 비관하게 된 중요한 계기를 제공해주기도 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늦기 전에 지역정치에서 견제가 가능해지고, 국제정치적 위기 등 포퓰리즘의 발흥을 타파할만한 계기가 생기면 새로운 사회계약이 가능해질 수 있겠다는 한가닥 희망을 갖게해주는 훌륭한 책입니다.
4.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2020)> - 룰루 밀러
저는 읽고서 극찬했지만, 저자가 빠진 문제점을 지적한 어느 페친님에도 공감했었던 책입니다. 우생학에 빠진 프린스턴 대학의 초대 총장의 이야기와 자전적 회고담을 엮어서 진화론으로 이해한 인생의 의미가 뭘까 생각하게 해주는데 소설 느낌으로 읽게 됩니다.
5. <소고기를 위한 변론>(2021) - 니콜렛 한 니먼
환경단체에서 공장식 사육에 반대하는 변호사로 일하다가 지속가능한 축산과 가축복지 조화를 실천하고 있는 목장주의 아내가 된 저자가 토양생태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초식동물 방목의 가치를 설파하는데 설득력이 있습니다. 물론 우리나라 환경에서는 어렵겠지만, 충남 홍성의 성우농장처럼 한국의 축산인들도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지요.
6. <숲 속의 자본주의자>(2021), <도시인의 월든>(2022) - 박혜윤
성공한 WEIRD로 충분히 살 수 있지만, 그런 전형적인 도시에서의 삶 대신에 워싱턴 주 시골마을에서 한달 백만 원 남짓으로 네 식구의 살림을 꾸려내면서 부업으로 이틀간 다섯시간 동안 집에서 만든 빵을 팔고 나머지 시간엔 하고싶은 일을 하는 저자의 에세이입니다. 자본주의를 긍정하면서도 유나바머 테드 카진스키가 말했던 ’권력과정‘을 통제하며 원하는 것들을, 원하는 정도로만 소비하고 사는 가족단위의 생활이 가능하더라구요.
7. <드루이드가 되고 싶은 당신을 위한 안내서(2023) - 프로개
실용서이긴 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업과 전문성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쉬운 길을 찾지 않고 직접 부딪쳐가며 경험을 쌓아온 독립연구자가 초록생활을 꿈꾸는 도시 거주자들에게 겸손하게 풀어놓는 조언들을 담고 있습니다. 식집사라면 꼭 읽으셔요.
8. <야생 속으로>(1996) - 존 크라카우어
영화 <인투 더 와일드>(2007)로 먼저 보긴 했지만, 제가 어느 정도 공감해왔던 초월주의, 견유주의, 생존주의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줬고, 독단적인 성향의 이상주의자 청년에게 비슷한 시기를 예전에 겪었던 중년의 아재가 던지는 조언과 위로를 담은, 탐사보도의 전범이 될만한 책입니다.
9. <나는 결코 어머니가 없었다>(2023) - 하재영
한국의 빼어난 논픽션 작가 하재영님께서 친어머니와 함께 쓴 회고록인데, 저와 비슷한 또래의 딸과 그 엄마의 관계맺음이 어떻게 이뤄졌는지, 이를 강제했던 시대와 환경적 제약들은 무엇이었는지를 보여줍니다. 저자도 저처럼 결혼은 하셨지만, 무자녀를 선택했다는 점에서 지금 30~40대 여성들 중 상당수가 왜 비혼, 비출산을 선택하는지를 이해하는데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소설]
1. <효게모노 1~25>(2005~2018) - 야마다 요시히로
일본 전국시대 무장이자 다인이었던 후루타 오리베의 일생과 당시의 풍류를 소재로 한 작품입니다. 어차피 내가 평생 추구하더라도 얻을 수 있는 부나 권력에는 한계가 있음을 깨닫게 된, 갑의 눈치살피기와 굴종에 익숙해진 중년의 을이 ‘웃기고 아름다운 마음’을 담은 물건들을 추구하는 삶을 택했을 때의 이야기가 모두가 비슷한 삶의 목표를 추구하게 만드는 압력이 강한 한국사회에 필요한 이야기라고 느꼈습니다.
2. <불과 나의 자서전>(2020) - 김혜진
대도시 속에서 부족한 경제력으로 자신과 가족이 살 공간을 마련하고, 더 헐한 곳으로 밀려나가지 않으려는 악다구니를 감내해야 하는 피로함이 세대를 건너서까지 이어지는 한국사회의 모습을 길지 않은 분량으로 예리하게 포착했더군요. 겨우 30년 전쯤에 대도시 내에서 자가주택 마련을 이뤘는지 여부에 따라 계급의 간격이 어떻게 벌어졌는지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3.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2015) - 김연수
<리스본행 야간열차>나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에 비할만한 한국의 작가가 쓴 장편소설이 여기 있습니다. 초반부에 진부한 소설일거라 생각하고 덮지만 마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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