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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한/박명애] 삼중문(2000)

독서일기/중국소설

by 태즈매니언 2016. 6. 27.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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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번 오스노스의 <야망의 시대>에 등장하는 여러 인물 중 꽤 비중있게 다뤄졌던 소설가 '한한'. 중국의 '바링허우 세대(80년대 이후 출생)'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라기에 궁금해서 한 번 그가 쓴 작품을 읽어보고 싶었다. 


올해 처음 읽은 중국 소설은 심종문의 <변성>이었는데, 그 다음이 1982년생 한한의 작품이구나. 물론 <변성>도 심종문이 스물여섯에 쓴 작품이라지만 이 <삼중문>도 한한이 17세에 쓴 소설이다. 중국의 교육 문제를 비판하면서 이로 인해 유급처리 되었던 자신의 경험이 담긴 자전적인 작품이었다. 


쭈욱 읽고난 느낌은 청산유수로 능청스런 구라를 풀어내는 솜씨가 우리나라 소설가 천명관과 비슷하구나 싶더라. 중국에서 그렇게 공전의 인기를 끄는 건 외모나 카레이싱 등 개성적인 행동들, 중국의 시국에 대한 상대적으로 거침없는 발언 등을 통해 동년배들의 아이돌이 되었다는 점도 큰 것 같다. 아마 그의 다른 작품들을 찾아 읽지는 않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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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3쪽


그 진의 공공기관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무슨 일을 하든지 모두느려 터졌는데 유일하게 빠르게 행동한다고 내세울 수 있는 것이 바로 퇴근 속도였다. 다섯 시 반에 울리는 종소리는 마치 공습경보인 양 엄청나게 크고 넓은 정부기관 건물 안에 있는 많은 사람들은 단 십 분 내에 모두 깨끗하게 대피시켰다. 참으로 역사상 유명했던 육군 장군들의 눈이 휘둥그레지도록 만들기에 충분한 일이었다. 


400쪽


지나친 자부심이란 마치 한 짝만 기다란 젓가락과도 같았다. 다른 사람들과 다른 점을 갖고 있으면 잘나고 대단해 보이지만 혼자 길쭉해서는 다른 젓가락과 짝을 맞춰서 사용할 수 없다. 그러므로 갈거나 잘라서 다른 젓가락과 길이를 맞추어야야지 그렇지 않으면 쓸모가 없어 버려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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