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카무라 요시후미씨의 명작 주택 탐방기의 제2권.
20세기의 건축가들이 지은 집을 예술품이나 문화재처럼 꼼꼼하게 살펴보는 게 아니라 작은 카메라 하나 가지고 가볍게 방문하고서, 방문 후 몇 달이 지난 후에 아직 기억하고 있는 그 때의 느낌을 떠올리며 쓴다는 사실이 마음에 들었다. 30채의 주택을 방문했지만 방문기를 쓴 집은 17채에 대해서만 방문기를 남긴 점도.
요시후미씨의 집 소개를 읽고서 유툽에서 그 집을 소개하는 영상들을 찾아보는 식으로 보니 책으로만 읽는 것보다 남는 게 많다.
요시후미씨의 주택 담방기에 등장한 주택 중에 내가 유일하게 구경(밋밋한 파사드만 봤지만 ㅠ.ㅠ)해본 스미요시 나가야가 가장 먼저 등장하는데 이런 집은 내가 원하는 집이 아니다.
가장 인상깊었던 집은 프랑스 출신 건축가 피에르 샤로가 개축한 개업의사의 진료소 겸 집인 '메종 드 베르'였다. 1931년에 이렇게 현대적인 느낌의 주택이라니. 소개영상을 보니 유리와 금속, 나무를 이렇게 잘 사용했구나 싶어서 계속 감탄하며 봤다. 밋밋한 건물에 3층 높이의 반투명 썬룸을 파시드로 덧댄 느낌.
군더더기 없이 단순하면서도 북유럽 감성이 느껴지는 덴마크의 가구디자이너 파울 키에르홀름의 아내가 건축가였고, 아내 한네가 설계한 집에 파울이 디자인하고 제작한 PK-22, PK-24 해먹체어, PK-9 튤립체어 등이 놓인 공간을 본 것도 좋았다.
필립 존슨의 주말주택 단지의 건축물 중에서 <서재> 건물은 내가 생각하는 서재와는 많이 다르지만, 글쓰는 이들의 작업공간으로 이상적인 공간으로 보였다. 그는 이 건물에 화장실조차 두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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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쪽
(레이&찰스 임스 부부) "주택에 세밀한 건축적 세공은 필요 없습니다. 단지 잘 만들어진 용이기만 하다면 그걸로 충분합니다."
188쪽
(건축가 요시무라 준조) "기분 좋은 공간의 사이즈는 대체로 산켄가쿠(한 변의 길이가 약 5.4m인 정사각형)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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