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는 건축가 최준석 건축사님의 에세이. 건축가가 자기 집을 짓는 건축주가 되어본 경험을 담았지만 실무적인 이야기들은 생략되어 있다. 그렇다고 인문학적인 어려운 건축담론을 이야기하는 책도 아니다.
자신의 집을 설계하고, 시공과정을 지켜본 다음, 지금 그렇게 지은 집에서 살고 있는 건축주의 경험을 통해 스스로 느낀 바와 업에 대한 변화된 인식을 짤막한 글들로 토로하고 있다.
본인과 같은 경험을 하고자 사무소를 찾은 예비 건축주들에게 하는 조언들도 많기 때문에 단독주택을 건축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마음 공부'로 알맞은 책. 제목도 매력있게 참 잘 지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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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쪽
공사비 운영의 원칙은 하나다. '굳이 안 해도 되는 건 생략하고 꼭 해야 하는 건 한다.'
(중략)
보이지 않지만 내구성과 직결되는 구조나 단열, 방수, 창호는 중요하게 생각하고 집 성능에 직접 영향이 없는 부분은 일단 욕심을 버렸다. 현장이 잘 돌아가게 하는 유일무이한 동력은 돈이다. 돈이 정성도 만들고 품질도 만든다.
132쪽
집 짓는 일은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고 어찌 되었든 여럿이 힘을 합쳐야 하는 일이다. 일을 좋은 방향으로 끌고 가려는 정직한 힘들이 모여야 하고 타인의 생각과 의도를 믿어야 한다. 집짓기를 마음 공부라고 하는 이유는 나 이외에 누군가를 진지하게 믿는 것 자체가 익숙하지도 않고 쉬운 일도 아니기 때문이다.
174쪽
건축가는 균형을 잡아주는 사람이다. 집을 지으려는 사람이 작은 부분에 빠져 있을 때 전체를 보도록 환기하고 길을 찾게 해주는 안내자의 역할이다. 그러니 집을 지을 분들은 부디 마음 맞는 건축가와 한땀 한땀 뜨개질하듯 만들어가는 설계를 꼭 경험해보시길. 뜨개질이 끝날 때 즈음엔 꿈꾸던 공간과 원하는 삶이 한 점에서 만난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그 점이 집이 된다. 세상에서 하나뿐인, 내 가족을 위한 집.
290쪽
잠 잘 때 머리는 창과 문 방향을 피한다.
(중략)
잠자리는 외벽에 바짝 붙이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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