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이 무너지는 21가지 이유>(2018)로 내게 깊은 인상을 주셨던 함인선 건축사님의 2014년 책.
처음엔 대형건설사에서 구조엔지니어링 업무를 하다 아뜰리에 건축사사무소를 운영했고, 선진엔지니어링같은 대형 설계회사의 CEO에 이어 대학 교수로 재직한 다채로운 경력을 가지셨다.
한 권의 책이지만 두 개의 파트인 <근대, 근대 도시, 근대 건축>과 <근대를 세운 건축가들>은 내용을 보충해서 별개의 책으로 나오는 게 나았을 것 같다. 앞 파트에서 말씀하시고 싶었던 주제가 <건물이 무너지는 21시가지 이유>에 보완되서 담겼다는 걸 확인했다.
두 번째 파트에서 한국의 승효상 건축가와 김종성 건축가를 소개하는데 참 극명하게 대비되는 두 분이더라. 김종성 건축가와 철학을 같이하는 분들이 세종시 도시계획을 했더라면 어땠을까? 그럼 판교신도시와 닮은 도시가 되지 않았을까? 매우 아쉬운 부분이다.
보다가 빠리의 에펠탑의 재료가 강철이 아닌 연철이라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 세상에 연철로도 그 큰 탑의 구조안전을 해결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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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쪽
결국은 공학과 돈의 문제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것을 자꾸만 인문학적이고 사회학적인 문제로 바꾸려 든다. 왜냐하면 당장 범죄의 원인을 인격화하여 윤리적 비난과 법적 정의를 실현할 수 있어서 좋고, 엄청난 사회적 비용이 드는 시스템 구축을 회피해 지불유예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략)
과연 우리나라에 각종 사회적 장치에 대한 안전율을 0.1이라도 올리고, 사회적 예고 시스템을 구축하려면 어느 정도의 예산이 더 든다는 통계나 연구가 하나라도 있는가?
123쪽
철근콘크리트 기술 특허를 얻은 사람의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은 없다. 우리는 그 기술을 새 정상과학에 해당하는 새로운 건축원리로 이끌어낸 르 코르뷔지에만을 기록하고 있다.
228쪽 (저자 후기)
"건축가가 빛나면 안 된다. 건축이 빛나야 한다." 건축은 건축가의 형태의지나 작가적 욕구의 배설구가 아니며 건축가는 '건축 그 자체가 되어야 하는 바'대로 명령을 실행하는 자일 뿐임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나는 이 잣대로 건축을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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