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자비출판의 느낌을 풍기는 추레한 편집이 거슬렸다. 근데 중언부언이긴해도 입말로 술술 나오는 경력 21년차 시내버스 기사님의 생각이 보통이 아니더라. 내가 이 나이까지 뚜벅이라 더 공감이 가는 부분들이 많이 가기도 했고.
30쪽
대중교통의 기본적 서비스가 시간인 것이다. 길에서의 15분이면 시간당 최저임금의 25%가 넘는 비용이다. 이유도 영문도 모르고 내 주머니에서 내 돈을 빼앗아 가는데 화가 안 날 사람은 없다.
54쪽
BMS 단말기의 배차간격은 18분 간격이었다. 앞차와 앞 앞차의 간격은 7분 간격이다. 이것은 앞차가 4분을 빨리 갔고 내가 4분 늦었다. 앞차가 배차간격을 유지했다면 14분 간격이 된다. 대중교통은 팀웤이 유지되어야 정시성을 갖출 수 있고 공정한 서비스를 할 수가 있다.
55쪽
도로의 노면은 미끄럽고 승객 한 사람마다 우산을 접고 펴고 이런 날이면 정말 힘든 날이다. 맑은 날에는 한 사람이 타는데 12-16초가 소요되지만, 비오는 날에는 17-23초가 소요된다.
66쪽
현금을 사용하여 거스름돈을 받으려고 기다리는 시간과 허리를 구부려 회수하는 시간이면 세 사람이 버스에 올라가지 못하는 시간이다.
74쪽
운전자가 시골 노인에게 아들의 집을 찾아주기 위해 버스를 이탈하였다면 버스에 타고 있는 사람의 수만큼 정시성을 확보해주지 못해 시간을 빼앗는 일을 했고 승강장마다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에게 제 시간에 도착하지 않아 더 많은 시간을 기다리게 하려 불편을 주었다. 이것은 미담이 되고 표창이 되는 것이 아니라 처벌을 받아야 하는 일이다.
78쪽
대중교통서비스는 보이는 것이 아니다. 눈에 보이는 나의 편안함을 느끼는 순간 더 많은 사람이 불편하다는 것을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 대중교통의 기본적 공정성이다.
89쪽
버스 승강장에서 출발하던 버스가 다시 정차를 하면 뒤따라오던 차량은 버스가 진행하는 것을 보고 무방비로 따라오다 추돌사고가 나는데 이것이 시내버스 잡촉사고의 대부분이다.
110쪽
모든 승강장에서 시내버스를 세워야 한다면 10%이상의 운행효율성이 떨어지고 지연운행에 따른 승객 감소는 15%에 이른다. 이런 비용을 줄이기 위해 설치된 것이 하차 벨이다.
128쪽
승객들은 버스를 탈 때에는 화장실에 들어갈 때처럼 바쁘다. 그러나 화장실에 들어가고나면 느긋해진다. 좁은 공간에서 다른 사람과 부딪치는 것도 싫고 나만 편하면 되니까 기사야 아무리 소리쳐도 관심조차 없고 다른 사람이야 차를 못 타고나 말거나 내 관심사항도 아니다.
176쪽
대중교통은 분명 사람을 수송하는 교통수단이다. 그런데 어느 부피에 어떤 무게는 실을 수 있다는 규정은 없고 운전자의 주관적 판단으로 태워주면 더 많은 사람이 피해를 보고 대중교통 논리로 안태워주면 운전자가 나쁜 사람으로 매도당하는 것이다.
195쪽
환경오염 문제로 시내버스를 CNG 차량으로 교체하면서 충전소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CNG차량만 늘렸다. CNG 시내버스는 동절기에 비래 하절기에는 가스팽창계수와 에어컨 가동으로 18-20% 충전 횟수가 늘어나고 이로 인해 충전소 적체 현상이 일어난다.
203쪽
학군노선, 역세권, 재래시장을 한 번에 갈 수 있는 노선을 무임환승을 이유로 맥을 잘라 두 번 세 번 갈아타게 하여 대중교통 이용률을 높인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235쪽
대중교통을 이용하게 되면 하루 최소 평균 3.5-4km를 걷게 된다. 이 거리의 유산소 운동을 하면 한 시간의 서요시간과 월평균 최소 5만 원의 비용이 들어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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