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그림때문에 안살 뻔 했는데 표지의 인물이 작가님이 아니라 가상의 독자인 청소년이었다는 걸 알게 되서 한결 편안한 마음으로 읽었습니다.
작가님에게는 죄송하지만 책을 구매하면서 받은 1회 '묻방권'을 사용하자면 저자가 쓴 본문보다 빛나는 '기획자의 말'을 정말 오랜만에 본 것 같습니다.
대원사의 <빛깔있는 책들>, 시공사의 <시공 디스커버리 총서>, 건축재료처방전 <감 매거진>와 같은 기획시리즈를 좋아하는데, 비록 저를 대상 독자로 하는 기획은 아니었지만 시리즈를 기획한 의도를 두 페이지로 이렇게 아름답게 보여줄 수가 있군요.
고병권 선생님은 철학자시라는데 이렇게 쉬운 말들로 시리즈의 취지를 우아하고 간결하게 정리하는 분의 안목으로 고른 저자들도 믿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글을 쓰신 박철현님은 이미 2009년에 JP News에 연재해서 사이트 트래픽을 하드캐리했던 <일본인 여친에게 프로포즈 받다>로 필력(이런 하드캐리는 홍콩 명보의 김용 작가나, 딴지일보의 <테무진 to the 칸>말고 못봤습니다.) 을 봤기 때문에 본인의 재능에 대한 겸양이 지나치다고 느꼈지만, <쓴다는 것>에서 누누히 강조하는 일상의 루틴으로 글쓰기를 끼워넣는 노력의 중요함과 페이스북이라는 매체가 글쓰기 습관에 도움이 되는 부분에 공감합니다.
게다가 언어에 대한 감각은 어느 정도 타고난 재능의 영향을 받는다지만 더 나은 글쓰기를 위해서는 '관찰력'과 '기억력(기록하는 습관으로 보완 가능)'을 키울 필요가 있다는 조언은 제가 느끼는 제 글의 부족한 이유와 일치해서 고개를 끄덕거렸네요.
초등학교 5학년인 조카 지민이에게 처음 하는 책 선물이 <쓴다는 것>이 되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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