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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승희] 건축주가 알아야 할 집짓기 체크포인트(2021)

독서일기/도시토목건축

by 태즈매니언 2021. 4. 9.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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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에 세컨하우스로 농어촌 주택을 고려할 때에는 단독주택 건축에 대한 책들도 좀 찾아보긴 했습니다. 그 때도 시공은 어차피 내가 모르는 분야라, 전문가인 설계사무소의 도면대로 충실하게 잘 지어주실 시공사를 잘 찾으면 되는 것이지 기껏 책 몇 권 읽은 문외한이 판단하기엔 적절치 않다는 생각이었지요.

 

하지만 건축주가 자기 의견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려면 설계나 인테리어 디자인, 조경에 관한 책들을 보고 업계의 언어들을 이해하면 좋은 것처럼, 굳이 나는 문외한인 문과생이라고 시공 부분을 제쳐둘 필요도 없겠지요.

 

평소 남의 집을 누 차례 설계해줬던 건축사도 막상 자기 집을 설계할 때는 시공에 관한 자신과 동료 건축사들 보다 디테일을 잘 아는 현장 시공자들의 조언을 찾게 되더라는 최준석 건축사님의 추천사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책은 건축주의 집짓기 기획부터 사용승인까지를 다루지만, 여느 단독주택 건축 관련 책들과 차별화되는 26년차 시공자로서의 전문성은 집짓기 프로세스 중에서 시공사의 참여가 시작되는 72페이지 제4장 가설 및 토공사와 기초공사부터입니다.

 

예비건축주들이 공법을 가지고도 머리를 싸매고 유튭을 서핑하며 고민하는데, 결국 주요 공법들은 제대로만 시공하면 문제가 없고, 현장 상황과 예산에 따라 선택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예를 들어 요즘 코로나19로 북미에서 주택건축과 리모델링 붐이고, 목재 공급은 딸리다보니 북미산 목재 가격이 폭등했다고 합니다. 이렇다면 경량목구조대신에 상대적인 가격경쟁력이 올라간 다른 공법을 선택할 수 있는 거죠.

 

이 책은 경량목구조, 중목구조, 철근콘크리트조, ALC 및 황토주택의 시공포인트를 짚어주고 있어서 어떤 방법으로 구조 시공을 할 것인지 고민하는 건축주에게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26년의 시공경력을 내세우지 않는 겸손한 태도로 일관하면서도 일본 빌더를 초빙해서 그가 시공하는 중목구조 작업을 보며 배울 정도의 열의와 경험을 바탕으로 주관을 내세우는 부분에 대해서는 명확히 입장을 표현하시네요. 저는 이 책 덕분에 기초공사의 중요성을 체감하게 되었습니다.

 

큰 판형에 줄 간격도 넓고 사진도 많아서 단독주택 건축을 생각하시는 저같은 4~50대 건축주가 시공에 대한 첫 책으로 좋네요. 대부분의 소비자가 사람이 살면서 가장 큰 돈을 쓰는 프로젝트고, 정보비대칭이 심한 분야라 이런 현업 전문가들의 책이 좀 더 많이 나와줬으면 싶습니다.

 

저만해도 콘크리트의 혼화재를 가지고 유해성을 우려하는 글들에 갸우뚱하기만 했었는데 '경화된 콘크리트에서 배합시 들어간 화학물질이 균열이나 파괴 등 특별한 사유 없이 마감 처리된 실내로 흘러들어온다는 것은 재료의 특성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한 마디에 납득이 되더라구요. 사짜들에게 휘둘리지 않으면 현업 전문가의 책을 봅시다.

 

건축주들이 아무리 문외한이어도 몇 권 보다보면 들은 풍월과 짜깁기로 만든 책과 현업의 경험과 최신 동향이 충실히 담긴 책을 구분하는 눈은 생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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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쪽

 

콘크리트는 아주 미세한 다공질의 재료이다. 그런 많은 콘크리트의 구멍들은 모세관 현상에 의해 수분을 흡수하게 된다. 자갈층은 사이사이 빈 공간이 많이 있어서 모세관 현상이 일어나지 않는다. 결국 자갈층은 지반의 지내력을 증진하고, 물이 흡수되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사실 자갈층이 없는 현장들도 많다. 그러나 주택 하자의 절반 이상이 습기와 관련된 만큼 이를 방지하고자 한다면 기초에 자갈층을 권장한다.

 

109쪽

 

다른 현장들을 둘러보면서 아쉬운 게 있다면 기초 외부에 방수를 안 한다는 점이다. 필자의 경우 도면에 관계없이 기초 외벽에 필히 방수와 단열재 시공을 함께 진행한다. 통상 설계도면에도 없는 사항이지만 꼭 적용해야 할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기초 터파기 시 자갈 깔기와 비닐 치기에 더해 기초 외벽방수와 단열재 작업은 3종 세트처럼 늘 현장에 적용해야 할 공정이다.

 

127쪽

 

대부분 크랙 방지와 비어 있는 배관재가 뜨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국내에서는 검정색 차광막을 주로 사용한다. 그런데 동방열판을 검토해 볼만하다. 동방열판으로 인해 골고루 따뜨하고 난방비가 절감되는 효과가 있다.

 

199쪽

 

믹서차는 대부분 6세제곱미터가 한 차이다.

 

206쪽

 

노출콘크리트를 완료하고 실제 투입된 재료비와 인건비를 정리해보면, 일반 거푸집 단가의 2.5~3.5배까지 비용이 소요되었다. 감독관이 어느 정도의 품질을 원하는지에 따라 비용 차이가 난다.

(중략)

차라리 노출콘크리트를 단가 경쟁 항목에서 제외하고 발주하는 게 합리적이라는 생각도 든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중부지방에서의 노출콘크리트 건물을 의뢰받을 때는 될 수 있는 한 피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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