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로운 휴일입니다. 온종일 비가 올줄 알았는데 오전에 그치네요. 내일은 할 일이 있어 아침을 먹고 밭으로 갑니다.
쐐기벌레에게 모든 이파리가 갉아멱혀 앙상해졌던 프룬 자두나무가 봄인양 잎과 꽃을 피웠네요. 올해는 맛보라고 딱 한 송이만 열매를 맺었던 포도나무는 잘 뻗어가고 있습니다.
친구가 선물해준 스페인에서 건너온 Farmacy 문패를 달았는데 참 잘 어울리네요. 여닫이 현관문이라 폭이 좁은 벽 왼쪽에 달아야 해서 좀 아쉬웠지만요.
닭장에 달걀을 수거하러 갈 때면 지난 며칠동안 닭들이 모두 무사했는지 확인할 때까지 살짝 긴장하게 됩니다. 죽은 수탉의 시체를 두 번이나 치워봤거든요. 그간 별고 없었는데 오늘은 블랙 마란 암탉이 알둥지 안에서 죽어있네요.
이제 6개월이 되어서 슬슬 초란을 낳을 시기인데 잘 살다가 왜 죽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다른 닭들이 괴롭혔는지, 닭장 밀도가 높아서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이런 건 제가 바꿀 수가 없어서 일단 오래쓴 연맥짚 깔짚을 걷어냈습니다. 아무리 똥을 골라내서 치운다고 해서 너무 오래쓴 듯 싶어서 퇴비장으로 버렸죠. 그리고, 새로 산 왕겨로 바꿨습니다. 닭을 키우시는 분들이 바닥 깔짚으로는 왕겨가 먼지도 안날리고 최고라고 하셔서요.
작업을 마치고 나니 어느새 점심먹을 시간. 20% 증량이라는 팔도 비빔면 2개에 돼지앞다리 바베큐 얼려놨던거 1인분과 첫물 가을상추, 깻잎을 고명으로 먹으니 딱 좋게 배가 부르네요.
이제 음악 좀 듣다가 예초기 한 번 돌리고 집에 가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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