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저희 부부의 아침메뉴는 텃밭 수확물로 만든 샐러드. 덕분에 매일 섬유질을 충분히 섭취하고 있습니다.
매일 비가 오는 건 아니지만 기온이 높고 주기적으로 비가 장마비가 흠뻑 내리니 작물들은 물론 잡초들까지 아주 잘 자랍니다.
참외들이 화단을 다 덮고 쭉쭉 뻗어나가 밀림을 만들었는데 올해 얼마나 열릴지 기대됩니다. 참외들 등쌀에 호박이 치이네요.
올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낟알을 뿌린 옥수수에서 싹이 나서 모종들이 충분히 나왔고요.
닭들이 마실 물을 담은 물통에 물을 채워주러 닭장에 들어가면서 출입문을 제대로 안닫았더니 올해 5개월차 블랙 마란 수탉과 암탉 한 마리가 작은 틈으로 잽싸게 달아나네요. 덩치가 더 큰 청계 암탉 한 마리도 따라 나가려는 걸 겨우 붙잡았습니다.
닭들의 복지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작은 틈이 생기자 바로 도망치다니. 같이 부화해서 자란 형제 수탉 두 마리를 쪼아 죽인 것때문에 마란 수탉에게 정이 안가서 뒷집 어르신께 복날 백숙용으로 드리겠다고 제안했던 걸 눈치챘나 봅니다.
몇십 분을 계속 쫓아다녔는데 올가미가 있는 것도 아니라서 도저히 못잡겠더라구요. 치킨런에서 운동을 많이 했는지 엉덩이를 씰룩거리며 잽싸게 잘 뛰어 다녀서요.
나중에 뒷집 신선생님네 참깨밭과 고추밭 이랑과 고랑을 넘나들며 계속 도망다녀서 결국 잡는 걸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예전의 청계암탉처럼 혼자 탈출한 것도 아니고 암수 한쌍이 같이 도망갔으니 부디 들개나 고양이한테 잡히지 말고 병아리도 많이 까고 오래오래 잘 살길.
어디서 수탉 우는 소리가 들리면 마란 녀석이 잘 살고 있는 걸로 생각하려구요. 두 마리가 줄어든 바람에 백봉 오골계 5, 청계 3, 블랙 마란 2 마리로 암탉만 열 마리 사는 닭장이 되었습니다.
오늘도 복분자를 수확했는데 아무래도 너무 많이 심은 것 같아요. 한 세 그루만 있어도 저희 둘이 먹기는 충분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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