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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0화 : 처음으로 닭장을 나온 마트 산란계 팔남매

아무튼, 농막

by 태즈매니언 2024. 9. 9.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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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농막>
제180화 : 처음으로 닭장을 나온 마트 산란계 팔남매
직장 개원기념일 휴무일을 붙여서 사흘을 쉬니 심신이 회복되네요. 더구나 집에 있으니 아내가 차려주는 저속노화식단을 하루에 두 번은 먹게 되고요.
 
아직은 한낮에 일할 엄두가 안나서 저녁 나절에 두세 시간 정도 밭일을 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잡초를 조금 더 방치하면 나일론 줄을 쓰는 예초기로는 벨 수 없을 정도로 억세게 자랄 것 같아서 제초작업을 했고, 이제 거의 끝물인 참외 넝쿨을 걷어내고 마지막 세 알의 참외를 수확 후, 가을 감자를 심었습니다.
 
 
머루포도는 이제 슬슬 포도송이가 익어가기 시작하니 9월 초순은 지나야지 먹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인왕산 출신 산란계 팔남매들은 이제 어엿한 성조인데, 제가 잔반이나 굼벵이를 주러가면 제 앞으로 모여들고, 겁을 내지 않는게 예전에 성조로 입양했던 백봉오골계나 청계와는 다르네요.

 

제가 닭장문을 여닫는 틈으로 삐죽 들어온 잡초를 열심히 쪼아먹는 모습이 불쌍하게 보여서 오늘은 산란계 팔남매들에게 닭장 밖 세상을 보여주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혹시나 닭장 밖으로 나간 다음에 멀리 도망가버리면 절대 혼자서는 잡을 수 없어 걱정되긴 했지만, 그래도 팔남매들끼리 의좋게 뭉쳐다니는 녀석들이라서 믿어보려구요.
닭장 문을 활짝 열어놔도 몇 분 동안은 문턱을 넘지 못하더니 가장 덩치가 크고 용감한 녀석이 밖으로 나오니 결국 모두들 닭장 밖으로 나오네요.
 
제가 예초기를 돌리느라 시끄러워지니 놀랐는디 팔남매가 모두 닭장 안으로 도망치기도 했지만, 나중에는 농막 입구쪽까지 넓게 다니면서 이것저것 쪼아먹고 산책을 즐겼습니다.
 
그리고 저녁 7시 30분쯤 되니 닭장 입구쪽으로 팔남매들이 모여들어서 어정어정 거리더군요. 제가 손으로 훠이훠이 하면서 몰아넣었더니 팔남매 모두 얌전히 제 발로 닭장으로 들어갔습니다.
 
솔개나 들개의 습격이 걱정되긴 하지만, 이제 앞으로는 저녁까지 있을 때는 닭들을 풀어놓고 밭에서 놀다 들어오게 해야겠습니다. 저 대신 제초 작업도 열심히 해주고 닭똥도 밖에서 많이 싸길. ㅎㅎ
연휴를 마무리하는 저녁식사는 아내가 만든 참외를 고명으로 올린 싱건지 메밀국수!
 
(181화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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