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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화 : 2024 대한민국 농업박람회 : 농촌, 공간을 디자인하다

아무튼, 농막

by 태즈매니언 2024. 9. 9.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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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농막>

181화 : 2024 대한민국 농업박람회 : 농촌, 공간을 디자인하다
 
지난 목요일부터 양재시민의 숲 역에 있는 aT센터에서 <2024년 대한민국 농업박람회>가 진행 중입니다. 내일 일요일까지고요. <농촌, 공간을 디자인하다>라는 올해의 테마가 농막 규제 완화와 농촌체류형 쉼터 제도가 논의되는 지금 시점에 걸맞다고 생각됩니다. 농업은 대규모 시설산업으로, 농촌은 수도권에서 불가능한 라이프스타일을 제공하는 공간으로 가는게 맞다 싶어서요.
 
 
1층에서는 유정곤대표님의 (주)굴리 데스크팜 설비가 스마트팜 구역에서 위용을 자랑 중입니다. 9월 중순에도 일최고기온이 35도에 육박하는 극한기후라 강원도 육묘장들의 상추모종이 공급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들었어요. 그러니 굴리 스마트팜을 운영하신 분들은 수익을 꽤 보셨을 것 같네요.
 
 
아이들이나 20대가 가장 많이 몰린 공간은 작게 품종개량된 조랑말 두 마리가 있는 한국마사회 부스였습니다. 시선이 부담스러운지 눈을 감고 자더라구요.
 
 
저는 오늘 메인 테마공간에 위치한 마룸주택의 농촌형 타이니하우스 모델 <에이하우스>(2.5평)와 <정박형 캐러밴 로빈(4.5평)>의 도슨트를 하러 왔지요. 마룸주택에서 제작한 6평 농막 <리버티>를 설치하고, 3년 넘게 5도2촌 생활공간으로 이용한 경험자로서 마룸의 이동식주택 제품들을 관심가진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었거든요.
 
 
농업박람회라서 아이/손자녀들과 함께온 대가족들, 귀촌준비자들, 농막이나 농촌체류형 쉼터로 5도2촌 생활에 관심있는 분들이 많이 오셔서, 저도 직원으로 빙의해서 열심히 설명드렸습니다.
 
책을 세 권 비치해놓고 제가 3년 넘게 사용한 구매자이자 농막 경험자라고 소개하니 한결 관심있게 들어주셔서 찾아가는 북토크 느낌도 났습니다. 제 책을 읽으신 독자님도 만났고, 책 사진을 찍아가신 분들도 많으셨으니 책 판매에도 도움이 되었을듯요. ㅋㅋ
 
 
바퀴가 달린 <에이하우스>는 현대화된 원두막 혹은 삼면이 아늑하게 감싸진 쉼터 공간입니다. 폴리카보네이트로 된 한쪽 벽을 활짝 들면 깊은 처마가 되서 개방된 좌식 응접실 같습니다. 건축물이 아니라 신고나 허가받을 필요가 없다는 것도 장점이고요. 밭에 농막으로 놓거나, 용적률과 건폐율을 꽉 채운 주택 마당의 별채, 또는 크레인으로 평지붕 옥상 위에 올려놓고 옥탑으로 쓰면 될듯요.
 
 
제가 3년 반 전에 계약한 마룸주택의 <리버티6>는 당시 가장 최신모델로 제가 따로 요청한 부분들도 여러가지가 반영되서 지금까지 만족하며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마룸의 이상철 대표님은 10평까지 허용되는 ‘농촌체류형 쉼터’가 도입을 앞둔 이 시기에 남들과는 반대로 6평보다 더 작은 4.5평의 공간을 내놓으셨네요. 전용면적을 25%나 덜어내도 괜찮을지 걱정을 했는데 가능만 하다면 추가금을 내고 제 <리버티6>를 <로빈>으로 바꾸고 싶어 집니다. 설령 남은 면적이 있어도 굳이 4.5평에서 더 키울 필요가 없더라구요. 1-2인이 하루이틀을 보내기에 최적화된 공간이었습니다.
 
 
제가 본 <로빈>의 장점들은 아래와 같았습니다.
 
- 양쪽 코너창으로 인해 침실 고정창처럼 광활해진 주방 고정창
- 북유럽 주택의 현관처럼 오른쪽에 옷장, 우산장, 신발장을 만든 점
- 작지만 벽에 붙은 책상이 생겨 노트북 작업이 가능해졌고, 덮개판을 내려 주방에서 요리할 때 작업대를 확장할 수 있게 만든 점
- 유리 현관문의 금속 힌지 부품을 더 견고한 제품으로 바꾼 점
- 유리로 된 현관문에서 침실공간이 보이지 않도록 복도로 꺾은 구조
- 캠핑카처럼 전자레인지를 매립하고 상부에 얇은 커틸러리 수납서랍을, 하부에는 라면패키지 등을 넣을 넉넉한 수납공간을 만든 점
- 냉장고 공간을 200L급을 넣을 수 있게 확보한 점
- 에어컨 커버 문살을 보다 공기흐름이 잘 되는 구조로 바꾼 점
- 씽크대 하부장 바닥에 발가락을 넣을 수 있는 틈을 만들어서 설거지할 때 바닥에 물이 튀지 않도록 바짝 붙을 수 있게 만든 점
- 욕실에 코너세면대를 넣어서 공간을 절약하고 샤워시 원목마루 복도로의 물튐을 줄이도록 한 점
- 욕실 좌변기에 앉으면 정면에서 창밖 풍경이 보이도록 만든 점
- 평상 침상을 킹 사이즈로 키워서 덩치큰 부부도 쾌적하게 쉴수 있게 만들고 하부에 캐리어 같은 큰 짐을 밀어넣을 수 있게 한 점
- 독일식 프로젝트 창으로 폭우시 미국식 창호 바깥의 물구멍 먼지거름망 역류 문제를 방지하고, 우천시에도 창문을 열 수 있게 만든 점
- 침대 머리쪽에 벽선반과 전기아울렛을 만들어서 책이나 잡동사니 외에 빔프로젝터로 반대편 벽에 120인치 이상의 화면을 쏘고 영상을 감상할 수 았게 만든 점
- 노트북 책상에서 쓸 의자 외에는 아무런 가구가 필요없음
- 벽걸이 에어컨 설치시 타공으로 인한 디자인 훼손을 최소화하도록한 설계자의 배려
- 각관 빗물받이를 적삼목 외판 사이에 숨겨서 리버티의 매립형 빗물받이보다 눈에 안띄게 한 점
- 네덜란드 벨테브레의 부착식 야외수전 겸 작업대를 옵션으로 제공하여 밭에서 수확한 농작물들을 서서 씻고 다듬을 수 있게 만든 점
 
이러니 제가 맞바꾸고 싶은 생각이 들만 하지 않나요?
 
오늘 로빈 모델을 꼼꼼히 보고 이상철 대표님의 설명을 들으면서 세계에서 가장 작은 유네스코 세계유산 건축물인 르 꼬르뷔지예의 남프랑스 4평 여름별장을 현대식으로 재창조하면 이런 공간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로빈을 바닷가 언덕에 가져다 놓으면 주방쪽 통창으로는 바다를, 침실쪽 통창으로는 숲을 보는 풍경이 펼쳐질텐데, 상상만 해도 멋지네요.
 
건축규제의 밖에 있는 이동식 주택과 캐러반 분야가 치열하게 경쟁하며 가장 빠르게 발전하는 모습을 보니 법지식을 가지고 규제를 만들거나 고치는 사람으로서 뜨끔합니다.
 
 
(182화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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