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만에 밭에 왔습니다. 오늘 공주시 일최고기온이 28도이고 9월의 마지막날인 30일 월요일에도 27도까지 올라가니 올해를 보면 여름이 9월까지인게 맞습니다.
그래서 지난번에 어렵게 구해서 틀밭에 심었던 상추 모종들은 이번 주 햇볕에 말라죽었더군요. 배추모종도 고온 때문에 반쯤은 제대로 못자라고 있고요.
그나마 머루포도 울타리로 가려진 농막 앞쪽 틀밭에 심은 모종들만 그럭저럭 자라고 있습니다. 오늘도 상추 수확을 못하고 대신할 배춧잎만 좀 뜯어왔네요. 이러니 배추와 상추가 엄청 비쌀 수밖에요.
지금도 반절의 농민들이 65세 이상인데, 이제 노지 밭농사는 포기하고 대규모 연동 비닐하우스와 굴리와 같은 폐쇄형 100% 스마트팜으로 가야한다는 생각입니다. 집약화로 남은 밭면적에는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해서 전기요금을 줄이고요.
노지 밭농사는 한참 전에 사라진 예전의 손모내기처럼, 농가주택의 텃밭이나 저같은 주말체험 농부가 가드닝삼아 재배하는 걸로만 남겨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작년 여름 큰 비로 마을을 관통하는 지방2급 하천이 범람할 뻔 했는데 그래서인지 굴삭기가 하천바닥의 퇴적물을 긁어내는 준설공사와 함께 강둑이 큰비에도 패이고 쓸려나가지 않도록 보강토 옹벽을 쌓고 몰탈을 부어서 굳히고 있더군요.
이 역시 기후로 변화로 인한 치수관리 비용 지출이죠. 10가구도 안되는 집들을 보호하기 위해 공사를 해주니 다행이지만, 10년 후에 우리나라 재정이 이런 복구공사를 할 여력이 있을지. 아마도 텅빈 마을이 천천히 자연속으로 파묻히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여름이 9월까지다보니 이미 다 수확했던 캠벨 포도나무에서 추가로 포도송이가 맺히긴 하네요.
오늘 점심은 부추애호박 부침개를 갈치속젓에 과일과 양파, 고추를 갈아만든 양념장과 함께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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