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주택 건축과 생활 분야의 정평있는 월간지 <행복이 가득한 집>에서 소개된 한옥 건물들을 엄선해서 펴낸 단행본입니다. 잡지에서 소개되는 단독주택 중 한옥주택의 비중이 워낙 낮다보니 주례사 비평이 많고, 원래 소개된 자세한 기사들을 쳐내서 밋밋한 컴필레이션이 되버려서 좀 아쉽네요.
일반인도 내 집 장만으로 도전해볼 수 있는 가격대의 한옥은 거의 없다는 것도 그렇고요. 한옥이 다른 나라의 현대식 중목구조주택과 달리 음악의 정격연주처럼 조선후기 자재와 기술을 이용해서 짓는 문화재 주택이라 생각될 정도로 기능 대비 터무니 없는 건축비용이 들어가는 부분에 대한 고민도 거의 안나와서 전 아쉬웠습니다.
이런 데도 불구하고 큰 돈을 들여서 한옥을 짓는 사람들은 백 년 후에도 여전히 아름답고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타임리스 클래식'을 좋아하는 분들이겠죠.
그래서 그런 건축주와 그들을 돕는 한옥 전문 건축사와 시공사 대목장 분들이 노력한 결과물을 보며 눈호강하는 보람은 있습니다. 김대균 건축가님의 해설도 좋구요.
저는 1961년에 지은 근대식 한옥을 대수선한 공간 아트티렉터 정규태님의 한옥과, 황오슬, 김혜림 부부의 혜화동 한옥이 인상깊었습니다.
그래도 현대식 자재와 진보된 중목구조 공법으로 패시브하우스도 지울 수 있는 시대에 한옥을 선택한 분들은 역시 극소수일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은 바뀌지 않지만요.
차라리 현대에 옛 한옥의 가능성은 한옥설계 전문 참우리건축사 사무소가 사무실 옆에 지은 한옥스테이 <종로 혜화 1938>이나, 한국식 고급호텔에서 찾은 도심 한옥호텔 노스텔지어의 시도가 시대에 맞는 방향이다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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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쪽
(건축주 정규태) "사용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서 공간을 만든다고 생각하지만, 전 그 반대에요. 오히려 내가 어떤 삶을 살아야겠다고 먼저 생각하고 거기에 맞춰 공간을 꾸미면 삶이 변하지요."
155쪽
(건축주 정종미) "한옥은 자연을 끌어들이는 건축이다보니 굉장히 계절을 타요. 계절마다 느낌이 전부 다르죠. 우리가 아파트에 살면서 계절을 느끼기는 쉽지 않잖아요. 제가 살아 보니 그게 보통 행복이 아니더라구요. 한옥에서 보내는 시간은 무엇보다 자연을 가까이서 즐기는 기회라고 생각해요."
181쪽
사실 건축가가 자신이 만든 공간을 사용하는 모습을 관찰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이곳은 다르다. 사무실이 호텔 옆에 붙어 있고, 직접 관리하기 때문이다.
184쪽
한옥은 그 자체로 완성이자, 하나의 거대한 공예 작품이다. 그래서 무언가를 덧붙이는 것도, 힘을 빼는 것도 쉽지 않다.
(한옥호텔 노스텔지어 박현구 대표) "주거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한옥은 만만하고 편한 집은 아니지만 '호텔'로 접근하면 단점이 모두 장점으로 바뀌어요. 주차할 필요 없고 냉난방 전기료 걱정없이, 기단을 오르락내리락하는 며칠의 불편함은 낭만으로 즐길 수 있으니까요. 게다가 한옥은 그대로 있는 것만으로도 향수를 불러일으키죠. 트렌디하게 매년 리뉴얼할 수도, 또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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