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아트 슈피겔만/권희섭,권희종] 쥐-합본(2014)

독서일기/만화(외국)

by 태즈매니언 2014. 8. 21. 17:07

본문





2014. 6. 15. 발행된 따끈따끈한 초판본을 발견! 한권으로 묶은 예쁘장한 하드커버로 나온 아트 슈피겔만의 <쥐:한 생존자의 이야기>를 다시 읽었다. 내용이 하나도 생각이 안났기에.. -_-;; 다 읽고나니 몇 달전에 읽은  <어느 아나키스트의 고백>과 소재와 구성이 비슷해서 기시감도 들더라.


왠지 봉준호 감독이 <설국열차>의 일부 시놉소스를 여기서 따오기도 했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208~209쪽


"어쩌면 당신 부친은 자신이 항상 옳았다는 걸, 그러니까 항상 살아남을 수 있었다는 걸 보여줄 필요가 있었을 거예요. 왜냐면 살아남은 것에 대해 죄책감을 느꼈을 테니까요. 그리고 부친은 안전해지자 그 죄책감을 진짜 생존자인 당신에게 떠넘긴 거예요."


"인생은 늘 산 사람의 편이죠. 그래서 무슨 이유인지 희생자들은 비난을 받습니다. 하지만 살아남은 사람들이 최선의 인간은 아니었듯이 죽은 사람들도 최선은 아니었죠. 무작위였으니까요!"


"사무엘 베케트가 이렇게 말한 적이 있어요. '모든 말은 침묵과 무(없을무)위에 묻은 불필요한 얼룩이다.'라고요."


250~251쪽


"어디로 가는진 몰랐지만 열차는 움직여 갔지. 그러더니 멈췄는데 며칠 밤과 낮 동안 계속 서 있는거야. 먹지도 마시지도 못하고 비명소리만 가득했어. 다들 죽고 기절하기 시작했지. 쓰러질 자리도 없었어. 쓰러지면 그 위에 밟고 서야 했지."


"난 주로 지붕의 눈을 먹었어. 누군가 용케도 설탕을 갖고 있었는데 목이 탔지. 좋아 설탕을 좀 주면 눈을 주지. 그래서 나도 설탕을 먹고 그들 목숨을 구해줬지."


"어느 열차나 문을 열지 않아서 안에 있는 사람들이 죽어갔고, 다시 기차 문을 닫았는데 이젠 서 있을 공간이 생겨 기뻤단다. 곧 앉을 여유도 생겼지."


260~261쪽


"이제 내가 그 티푸스에 걸렸어. 빵과 수프가 나왔지만 그걸 먹을 힘도 없었어. 그래서 내 몫을 베개 밑에 놔두게 했지. 난 먹지 못했지만 조각을 내서, 화장실 갈 때 도와주는 사람에게 나눠 줬지."


"그러다가 열이 내리고, 새로운 일이 이일어났어. 건강한 자는 밖으로 정렬해라. 스위스 국경에서 전쟁포로로 교환될 것이다. 그들은 아픈 사람도 내보내고 싶었지만 가다가 죽을 정도로 아픈 사람은 안됐지. 난 너무 허약했지만 내 빵 덕택에 두 친구가 날 도와줬어. 이들이 한 순간이라도 날 내버려 두면 두 발로 지탱할 수도 없을 지경이었어.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