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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치바나 다카시/이규원 역] 암, 생과 사의 수수께끼에 도전하다(2010)

독서일기/의학

by 태즈매니언 2015. 9. 16.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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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만병의 황제의 역사>는 암에 대한 정통적인 개론서라면 이 책은 본인도 방광암으로 수술을 받았고 앞으로 7-80%의 확률로 재발위험을 통보받은 암환자인 저널리스트 다치바나 다카시의 암에 대한 탐사보고서(르포르타쥬)와 개인의 수기를 묶은 책이다.

책 구성 자체가 NHK에서 방영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서 시간 관계상 방영하지 못했던 취재자료들을 묶어낸 책이란 한계도 있지만 다치바나 다카시 본인이 이 정도면 됐다고 싶어 신경쓰지 않은 부분도 있는 것 같다. 앞으로 본인이 명료한 지적 능력을 유지하면서 저술활동을 할 수 있는 기한이 얼마남지 않았다는 사실 때문에 노력을 절제한듯한.

 

이 책의 장점은 실제로 암에 걸릴 확률이 높은 동시대인(남자는 절반, 여자는 1/3)에게 의사가 아닌 사람들의 눈높이로 암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자신의 체험과 탐구 결과물을 제공해준다는 점이다.

 

그리고 체내의 상피세포가 이리도 신진대사가 빠른 조직이었는지 처음 알았고, 대부분의 고형암들이 체내 상피세포 유전자의 변이로 인한 결과라는 것도 처음 알았다.

 

다만, 글리벡과 같이 유전자의 작동기전을 파악해 큰 부작용없이 해당 유형의 암환자에게 3년 4개월의 추가적인 기대여명을 제공해주는 진정한 표적항암제에 대해 언급이 없는 등 화학요법 치료의 발전속도에 대해 저자는 꽤 회의적이다. 아마도 글리벡 등 효과가 있는 약제는 혈액암에 대한 것들이고 본인의 암과 같은 고형암에 대해서는 성공적인 항암제가 없고 발전속도도 지지부진하기 때문인듯 싶다.

 

<암: 만병의 황제의 역사>보다 간결하게 암과 현대암치료의 본질을 서술한 책. 심층적으로 다루지 않았지만 중환자실에서 독하고 비싼 항암제를 맞으며 두 달 더 사는 것을 본인이 정말 원하는 것인지와 같은 환자의 입장에서 실리적인 질문에 대한 답들을 던져주는 실용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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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쪽

 

왜 압도적으로 상피내암이 많은가 하면, 인간의 몸에서 신진대사가 가장 왕성한 곳이 체내 점막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표피 부분도 신진대사는 왕성하지만 이보다 도 왕성한 곳이 체내 상피입니다. (중략) 체내 상피의 가장 커다란 부분은 위장 내피로, 그것을 전부 펼치면 무려 400평방미터나 됩니다. 표피의 총면적보다 훨씬 넓습니다. 그것이 이틀에 한 번씩 모두 벗겨져서 배설되므로, 대변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지만 우리가 알아채지 못할 뿐입니다.

 

167쪽

 

우리가 진화의 맨 끝에 있는 생물, 다세포생물의 진화에서도 맨 끝에 위치한 60조 개의 세포를 가진 생물이기 때문에 쉽게 암에 걸립니다. 암의 최대무기는 오랜 진화의 역사상 가장 초기 단계에서부터 이어져 내려온 생명의 가장 기본적인 구조 자체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그에 맞서는 우리의 무기는 진화의 오랜 역사가 낳은 두뇌이며, 그 두뇌가 주는 우리의 불굴의 의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암이 제 아무리 강인하다고 해도 그 강인함의 수수께끼를 기필코 밝혀내고야 마는 우리의 뇌와, 그것을 기필코 극복해내고 마는 우리의 강한 의지, 이것이 암에 맞서는 인간의 최대 무기라고 봅니다.

 

236쪽

 

어떤 암도 크기가 직경 1센티미터, 무게 1그램, 세포 수 10억개에 달한 이후라야 검진에서 감지된다. 그 이전에는 육안으로 알기 힘든 "보이지 않은 암"이다. 1개의 세포에서 시작한 암은 대체로 10년에서 20년 정도는 내내 보이지 않는다.

 

260쪽

 

현대 내시경은 일본 제품이 세계에서 가장 뛰어나며, 세계 시장의 점유율도 일본제가 가장 높다. 아는 사람은 아는 일본 최대의 하이테크 수출품 중 하나다. 최고의 기업은 카메라 제조사 올림푸스다. 카메라 제조에서 갈고닦은 광학기술, 전자기술, 정밀기계기술을 활용해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제품군을 가지고 있다. 내시경은 장기별로 특화된 제품이 나와있는데, 비뇨기용으로 요도를 통과하는 제품은 정밀한 3중 구조로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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