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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언 스튜어트/안지민 역] 생명의 수학(2011)

독서일기/수학

by 태즈매니언 2015. 11. 2. 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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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수학(The mathematics of life : Unlocking the secrets of existence).

 

2주일 동안 붙잡고 씨름했던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겨우 덮었다. 이 책에 쓰인 내용 중 내가 이해한 건 5%나 될지 모르겠다. 흥미로운 내용들이긴 한데 생물학과 수학에 대한 내 배경지식이 너무 뒤떨어져서 중간중간 그냥 반납하고 쌓여있는 다른 책으로 도망가고 싶었다. 수천년된 학문으로 먹고 살고 있고, 고교 수학을 마치고는 수학을 공부해본 적이 없는 내가 읽기란 18세기의 사람이 오늘자 신문을 읽는 느낌이었다. 수2 수준의 수학공부와 생물학 개론에 대한 선행지식이 있는 이라면 이 책에서 좀 더 풍부한 지식을 얻어갈 것 같다.

 

이 책은 21세기 생물학의 최전선에서 수학이 어떻게 이바지하고 있고 이로 인해서 얼마나 가속화된 지식혁명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가치있는 책이다. 번역을 결정한 출판사에게 감사한 마음이 들지만 우리나라의 협소한 출판시장에서 적자를 면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 다음에 다시 도전해보고 싶은 책이다. 이런 빼어난 책을 구매신청한 직원이 누구인지 모르지만 이런 안목을 가진 분과 같은 곳에서 일한다는 사실에 직장에 대한 만족도가 올라간다.

 

어렵지만 가끔은 이렇게 거의 알아듣지도 못하는 지식들을 토론하는 문명의 최전선을 구경하고 돌아오는 건 겸손함을 배우는 좋은 방법이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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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그간 생물학의 다섯 혁명들은 각각 현미경을 발명하고, 지구에 사는 생명체들을 체계적으로 분류하고, 진화 이론이 나타나고, 유전자를 발견하고, DNA의 구조를 알게 되면서 일어났다.

 

117쪽

 

오늘날 과학자는 인용 순위, 곧 다른 과학자들이 발표한 연구에 자신의 논문이 얼마나 많이 인용되었는지에 따라 생사가 갈린다. 하지만 인용으로 우수함을 따질 때는 조심해야 한다. 수학에서 가장 우수한 어떤 논문들은 너무나 잘 알려진 나머지 아무도 인용을 신경 쓰지 않고 터놓고 말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발견의 중요성이 알려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179쪽

 

키가 큰 부모에게서는 키가 큰 자식이 나오고는 한다. 그래서 지금까지도 키 특성은 특정 유전자의 유무와 가장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고 여겨진다. 하지만 이 특정 유전자가 키에 미치는 영향은 놀라울 정도이다. 아주 놀랍게도, 이 특정 유전자가 사람 키 변인에 미치는 영향은......2%이다. 그리고 이 2%가 특정 유전자와 사람 특성 사이의 상관관계가 가장 큰 것이다.

 

209쪽

 

정이십면체는 오늘날 축구공과도 관계가 있다. 축구공은 정이십면체를 정교하게 깎은 것으로, 꼭지점을 잘라 내 더욱 둥글게 만든 것이다.

 

224쪽

 

공간의 차원은 그 안에 속한 대상을 구체적으로 나타낼 때 필요한 서로 독립인 좌표 수이다. 다차원 공간은 어떤 값이든 가질 수 있는 다변수 체계를 기술할 때 편리한 수단이다. 그 어떤 선택에 대해서든 '공간'의 구조는 자연스럽다. 2차원과 3차원의 익숙한 수학을 바로 일반화시켰기 때문이다.

 

314쪽

 

적자생존에서 말하는 생존은 자연 선택이 작동하는 주요 기준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생명체가 어떻게든 번식할 수 있는가이다. 번식을 할 수 있는 성체가 될 때까지 살아 있어야만 어떤 식으로든 번식을 할 수 있지만, 그때까지 살아남는다 해도 번식에는 실패할 수 있다.

 

322쪽

 

게임 이론은 새로운 종의 진화를 이해하는 실마리가 되었다. 새로운 종은 환경의 변화로 단일 종의 전략이 진화적으로 불안정해질 때 나타날 수 있었다. 전략이 진화적으로 불안전해지는 때라면 돌연변이가 성공적으로 침입할 수 있다. 그리고 충분한 시간이 있다면, 적절한 무작위 돌연변이가 나타나갈 것이다.

 

404쪽

 

현재 생명에 대한 실제적인 정의는 무엇이냐가 아닌 무엇을 하느냐에 중점을 둔다. 생명의 주요한 특징들은 다음과 같다.
- 조직적인 구조를 지닌다.
- 단기적인 환경변화에 대응해 내부 행동을 조절한다.
- 환경에서 에너지를 얻어 위의 두 특성을 유지한다.
- 먹이 공급원 쪽으로 움직이는 것처럼 외부 자극에 반응한다.
- 단순히 물질을 쓰지 않고 더 많이 저장해두는 방식을 넘어 성장한다.
- 번식한다.
- 장기적인 환경 변화에 맞춰 적응한다.

(전략) 불꽃을 예로 생각해 보자. 불꽃은 분명한 물리적 구조가 있다. 주변 환경에 대응해 움직임을 바꾸고 연료와 산소가 있으면 성장하며, 없으면 죽는다. 불꽃은 연료와 산소의 반응에서 화학 에너지를 얻는다. 근처의 연료 공급원을 침범한다. 자라나고 번식한다. 숲에서 난 불도 하나의 작은 불씨에서 시작되지 않는가. 하지만 불꽃과 관련된 화학은 오늘날이나 10억 년 전이나 같기 때문에, 마지막 특성에서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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