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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스크키/전선영 역] 명품 가구의 비밀(2016)

독서일기/패션&인테리어

by 태즈매니언 2016. 6. 20.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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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좀 저렴한 느낌인데 가구나 조명 디자인에 대해 가볍게 책 한 권으로 접해보고 싶어서 도서관에서 빌려왔다. 저자인 조 스즈키는 게이오 법대를 나와 리만 브라더스에서 일하다가 달라이라마의 강연을 듣고 글과 사진을 통해 디자인 프로듀서로 일하고 있단다. 


이 책은 의자를 중심으로 조명은 거들고, 테이블은 양념 수준으로 해서 오래 사랑받는 인테리어 제품들과 이들을 만든 디자이너와 업계 종사자들을 이야기를 가볍게 풀어놓고 있다. 저자가 일본 사람이다보니 일본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나오는 편. 뭐 일본의 인테리어 디자인 수준이 높으니 별 불만은 없지만. 


가구와 조명의 세계는 제조업임에도 불구하고 신제품이 수십 년 된 제품보다 반드시 낫다고 할 수 없고 과거의 명작이 이익에 크게 기여하는 산업이란다. 소비자들이 구매하는 가정용 제품 중에서도 교체 주기가 가장 길어서 평생 몇 번 구매하지 않기도 한다는 점에서 가구와 조명산업은 뭔가 단아한 기품이 있는 것 같다. 이케아와 세계의 공장 중국의 시대에는 점점 이 것도 지난 이야기가 되고 있지만. 


이 책에서 소개한 제품들 중에서 폴 헤닝센의 "PH램프"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의 "탤리에신 조명", 바버 & 오스거비의 "팁톤"이 내 마음에 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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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44쪽


바우하우스는 1919년부터 1934년까지 독일에 있었던 조형예술 학교다. 독일 바우하우스 데사우 재단의 학예연구원 토르스텐 블루메 박사에게 바우하우스 양식이 무엇인지 물어보았다. 

"바우하우스에서는 귀족이 지배하던 시대의 공예와 다른, 싸고 아름다운 제품을 만드는 방법을 가르쳤다. 이러한 사상, 요컨대 모더니즘이 태어난 곳으로 20세기 디자인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러면 바우하우스에서 가르친 디자인의 특징은 무엇일까? 블루메 박사는 이렇게 정리했다. 

"디테일에 대한 집착, 전체 비율의 아름다움, 품질에 대한 통찰, 최적의 소재 사용, 그리고 혁신성"


247쪽


이 독특한 형태가 나오기까지 숱한 실험을 거쳐야 했다. 3년 동안 100개가 넘는 실물 크기의 시제품을 만들고, 거기서 몇 개를 추려 실제로 몇 주 동안 사용해 확인했다. 게다가 마지막에는 회사 임원 회의에서 출석자 전원을 의자에 앉히고 승인을 얻어냈다고 한다. 실물 크기의 시제품을 100점이나 만들었다는 데서 제작에 대한 그들의 진지한 자세가 엿보인다. 


바버와 오스거비는 자기들의 스타일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한다.

"우리는 스타일 같은 건 딱히 생각하지 않아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형태를 찾아낼 뿐이죠. 이를테면 새로운 사랑을 할 때 옛날 여자친구 따윈 생각나지 않잖아요? 하지만 나중에 좋아했던 여자를 죽 늘어놓고 보면 어딘가 공통점이 있죠. 스타일이란 바로 그런 것이 아닐까요?"


267쪽


이를테면 처음 만났을 때의 인사. 일본 디자이너들은 대개 이름을 말하고 명함을 건네기만 한다. 재치 있는 이야기나 기억에 남을 만한 말을 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하지만 명함 교환도 프리젠테이션의 일부다. 그리고 첫인상만큼 인품을 확실하게 말해주는 것도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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