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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파간다] 젊은 목수들: 한국(2014)

독서일기/패션&인테리어

by 태즈매니언 2017. 3. 6.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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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드는 일에는 전혀 재능이 없는데 옷, 그릇 등에서부터 시작된 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인테리어로 흘러가다보니 자연스럽게 원목가구로까지 눈을 돌리게 되었습니다. .

여느 초보처럼 저도 신혼가구를 집성목이나 무늬목으로 디자인 예쁘게 뽑고 색깔도 포인트를 잘 주거나 화사하게 만든 공장 가구를 샀죠. 그런데 막상 4년을 써보니 그런 가구들은 흠집나면 못생겨지고, 레일이 뻑뻑해지거나, 짜맞춤이 부실해서 흔들흔들하더라구요.

그래도 책장과 협탁은 소나무 원목 공방에서 제대로 만든 물건을 샀더니 역시 가장 만족 스럽습니다. 공장 제품보다 두 배 비싼 이유가 괜한게 아니었죠. 물론, 카레 클린트처럼 고급스럽고 합리적인 가격의 가구 브랜드도 있지만요.

벼락부자가 속출하던 산업혁명시기 영국에서 귀족들이 새로 이사온 부르주아 이웃들을 뒷다마하던 소재 중 하나가 '저 집은 가구를 샀대.'였다는 말이 어떤 문화에서 나왔는지 알겠더군요.

이러던 차에 북미산 블랙 월넛 통판으로 만든 라이브엣지 테이블 실물을 보고 원목가구에 빠져들었습니다. 예술품은 바라보는 대상이지만 원목가구와 같은 공예품은 심미적인 만족과 함께 실제로 사용하는 만족감까지 주는 장점이 있어서 집에 예술품을 들이는 기분으로 살만하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러다보니 요즘 2년 후에 입주할 아파트에 어울리는 원목가구로 뭐가 좋을지 미리 찾아보고 있고요. 우리나라의 원목가구 공방들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 책에 나오는 14곳의 공방 또는 원목가구회사를 운영하는 오너의 과반수가 저보다 나이가 어린 젊은 목수들이더군요. 그래서 동년배들의 저와 다른 삶에 대해서 알아가는 재미도 있었습니다.

저는 소개된 곳들 중 '프레그셋'과 '밀로드'가 가장 인상깊고 업에 대한 철학이 와닿더군요. 실물로 못보긴 했지만 사진으로 본 개별 작품중에서는 프레그셋의 'Whale Daybed'와 'Cloud Desk' 그리고, 밀로드의 'G shelf', 컴플리트 파이브의 MS-AV Board_01 거실장, 메이앤 공방의 락킹 체어 ROO, 정재원 가구의 'Heel Stool' 등이 맘에 들었습니다. 기회가 되면 여기 나오는 원목가구 쇼룸도 구경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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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나무는 소중한 자원이다. 나무에게 미안하지 않으려면 그것으로 만든 가구를 오래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 지론이다. 오래 쓸 수 있는 디자인은 과하지 않은 것이다.

41쪽

서비스에서도 큰 차별점이 있는데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가구와 함께하는)'시간'이다. 사람들이 가구를 5년 정도 사용하다 버리고, 교체하는 케이스가 많다. 이케아를 좋아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가 그런 문화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올바른 소비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바우처 제도라는 것을 도입하게 됐다. 가구를 오래 사용할수록 혜택이 돌아가는 제도다.

61쪽

디자인만 하면 가구를 예쁘게 잘 만드는 걸로 끝나지만 운영을 하고 배송까지 신경 써야 하는 상황이 되면 각 아파트의 엘리베이터 특성과 사이즈까지도 고려하게 된다.

77쪽

의자의 경우 기성품을 많이 사신다. 나도 그렇게 권해 드린다. 왜냐하면, 금액대가 훨씬 비싸니까. 사실 의자를 만드는 게 테이블 하나 만드는 거랑 별반 다르지 않게 힘들다. 그렇다고 테이블 가격을 받을 수는 없다. 기성품들이 워낙 저렴하게 나온다.(공장제 카피 의자)

187쪽

보통 혼수를 여자가 해 가지 않나. 가구에 값을 지불하는 건 장모라 자연히 가구 디자인의 취향 역시 장모의 취향을 따를 수밖에 없다. 또 시댁 쪽에서는 "걔네 가구 어디서 해 왔대?"가 중요하다. (중략) 말하자면 디자인이 중요한 게 아니었다. 그런데 장모의 영향력이 조금씩 약해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개개인의 취향이 많이 가미됐고 이제는 비로소 디자인을 보기 시작한 것 같다.

258쪽

길종상가의 모든 가구는 평생 A/S가 보장된다. 이것도 물건을 더 튼튼하게 만들게 되는 원동력이다. 평생 A/S가 말이 쉽지, 꽤 번거로운 일이다. 그러니 아예 고칠 일이 생기지 않게 튼튼하게 만들려고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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