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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자와 료스케/박재영 역] 덴마크사람은 왜 첫 월급으로 의자를 살까(2015)

독서일기/패션&인테리어

by 태즈매니언 2017. 9. 24.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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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를 독서 슬럼프에서 구해준 책입니다. 150페이지 남짓으로 얇고 메시지도 간결하죠. 일본의 가구편집샵 '리그나'의 사장인 오자와 료스케는 북유럽 가구 수입 관계로 덴마크를 여러 번 방문하고 덴마크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 '덴마크에서는 대부분의 사람이 첫 월급으로 의자와 같은 가구나 인테리어 소품을 구입한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고 합니다. 이 책은 그 의문에 대한 오자와 료스케의 답변인 셈이죠.


저자가 파악한 덴마크인들의 사고방식은 '돈이 생겼을 때 옷이나 손목시계 등 자신을 꾸미는 물건이 아니라 본인이나 가족, 친구 등이 쾌적하게 지내기 위한 공간에 가장 먼저 투자한다. 그렇게 하면 생활의 질이 향상되어 마음이 풍요로워지며 일상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다,'라고 요약됩니다.


'인생'은 바꿔 말하면 '시간'이고, 그 시간을 보내는 '공간'이야말로 그 사람의 행복으로 이어진다는 관점이죠. 그동안 저는 자기만족을 위한 행위라고 생각했는데 저자의 말처럼 남들과 공유하는 나의 공간을 다른 사람도 생각하며 꾸미는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서은국 교수님이 <행복의 기원>의 말미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결국 행복이란 시간과 노력을 들여 만든 공간에서 자신은 물론이고 소중한 사람들이 쾌적하고 아늑하다고 느끼며 편히 쉬는 경험(이왕이면 좋은 음악도 흐르고 직접 만든 맛있는 음식을 대접하면서 ㅎㅎ) 보내는 시간의 빈도에 따라 느껴지는 경험이 아닐까요?


내게 소중한 사람을 기쁘게 하는 것이 자기만족으로 이어지니까요. 전 그래서 좁고 그다지 내세울 건 없지만,제 마음이 행복해지는 편안한 공간인 집으로 초대해서 술과 음식을 같이 먹는 걸 타인과 친해지는 좋은 방법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또 저를 그렇게 초대해주시는 분들과 한층 친해지고요.(특히 매번 다른 차원의 영감을 주시는 강병준 ^^;)


간략한 책이지만 인테리어와 가구에 천착한 저자로부터 유용한 가르침을 많이 얻었습니다. 특히 집의 첫인상을 결정하는 현관의 중요성에 대한 설파가 인상깊네요. 문을 연 순간 좋은 냄새로 손님을 맞이할 수 있도록 아로마 오일이나 방향제를 사용하기, 현관에서 신발을 벗고신는 손님을 배려해주는 스툴과 구두주걱의 중요성 등. 전 집의 입구이자 출구이기 때문에 누구나 지나가게 되는 현관을 하나의 방처럼 생각해본 적이 없었거든요. 요즘 원목마루에 꽂혀있던 제게 고급 바닥재보다는 호텔처럼 카펫을 깔자는 제안도 신선했고요.


전 요즘 직장에서 쓰느는 공공전자조달시스템 나라장터를 통해 구매하는 공공기관 사무용 가구의 끔찍할 정도로 지루함과 MDF에 무늬목 시트지를 붙인 조악한 품질에 질려버려서 내 돈을 들여서 좋은 물건을 사서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직장을 까페처럼 만들자'는 저자의 구호를 보니 반갑더군요. 일단 얇은 지갑 사정을 고려하면서 호텔과 까페처럼 사람들이 오래 머무르고 시간을 쓰게 하는 산업분야의 노하우들을 많이 참고해보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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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쪽


도구는 쓰면 쓸수록 품질이 저하되어 쓰레기에 가까워집니다. 가구는 쓰면 쓸수록 멋스러워지고 빈티지한 느낌이 들며, 또 앤티크 물건으로 변신합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결국 가구란, 계승해나가고 후세에 전할 수 있는 물건이 되어야 합니다.


72쪽


인테리어는 기본적으로 오감을 만족시키는 역할을 해야합니다. 후각, 미각, 시각, 청각, 촉각 전부가 흡족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75쪽


서양권에서는 집이 10층 이상에 위치할 경우 오히려 북향일 때 비싼 가격으로 거래됩니다. 의외라고 느낄 수 있겠지만 북향집이 훨씬 인기가 많습니다. 그 이유는 직사광선이 들어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가구가 상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또한 순광(順光)이라서 경치가 아름답게 보입니다 남향집은 역광이기에 확실히 밝기는 하지만, 직사광선이 들어오는 탓에 가구가 상하고 경치도 잘 보이지 않습니다. 북향집일 경우 자신의 집 뒤에서 햇빛이 비치기 때문에 경치가 예쁘게 보입니다.


117쪽


시계는 매번 목적을 갖고 봅니다. 방에 들어갔을 때 시선에 닿고, 또 목적을 갖고 보기 때문에 시계를 신경 써야 합니다. 가장 먼저 그 공간의 센스와 감성을 대변해주는 아이템이니까요.


122쪽


부가적인 기술 중 하나로써 천장을 효과적으로 활용합시다. 천장은 잘 때 반드시 봅니다. 천장이 아름다우면 침실에서 기분좋게 지낼 수 있습니다. 제가 추천하는 제품은 '홈 플라네타륨'입니다. 플라네타륨이란, 반구형 모양의 기계로 천장 등을 향해 달, 태양, 행성 따위의 천체를 투영하는 장치입니다.


133쪽


눈에 보이는 장소에 수납할 경우라면 반드시 필요한 기준이 있습니다. 바로 '다른 사람에게 보여줘도 괜찮은 세련된 물건'입니다.


149쪽


센스가 좋은 회사에는 센스가 좋은 인재가 모이기 마련입니다. 인테리어는 좋은 인재를 모으기 위한 하나의 장치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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