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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현] 일본의 맛, 규슈를 먹다(2013)

독서일기/음식요리

by 태즈매니언 2017. 1. 19.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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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맛, 규슈를 먹다>를 쓰신 박상현님은 유명한 파워블로거로 활동하다가 전문 맛칼럼니스트로 전업하신 분이라고 합니다. 일본 규슈쪽에 몇 번 다녀오신 분들이면 더 재미있게 읽으실 책이라 생각되네요.


저도 요 몇년 동안 후쿠오카를 뻔질나게 드나들다보니 저자가 가본 곳들에서 같은 음식을 먹어봤고 함께 맡아본 냄새도 기억하고 있다보니 규슈 여행 많이 가본 친구의 썰을 들으며 맞장구치는 느낌이라 술술 읽히더군요.


제1장 '화혼양재, 일본음식이 된 서양음식들'이나 제2장 '소울푸드가 된 에도의 패스트푸드' 파트는 다른 책들이나 블로그를 통해서도 풍부하게 접할 수 있는 내용이지만 그 음식의 원류를 중심으로 간결하게 서술되어 있어 유익합니다.


저는 규슈를 중심으로 한 일본의 음식과 맛집에 대한 소개에 그치지 않고 제3장과 제4장에서 직영점과 가맹점으로 구분되는 단순한 프랜차이즈에서 진화한 프로듀싱 계열점, JR하카타시티나 다른 도시의 민자역사 상가와 입주백화점 식당가의 성공이 보여주는 디벨로퍼의 역량과 미칠듯이 치열한 경쟁, 에도시대부터 세계적인 여행강국의 문화 속에서 자기 지방으로 여행객들을 끌어들기 위한 지자체와 료칸, 시장상인들의 아이디어와 사업기획 등을 통찰한 점이 인상깊더군요.


제5장 '혼모노, 음식의 본질을 추구하다'는 4장까지의 내용을 따라온 사람들이 일본의 소비자와 상인, 농민과 식재료 제조자들이 상호작용하여 만들어낸 오퍼레이션의 정수들을 보여주고 있어 이 책의 클라이맥스 부분이라 할만합니다.


같은 쌀밥문화권이라지만 우리나라는 외식을 하게되면 한참 전에 담아서 스테인리스 그릇에 뚜껑도 덮어 제공하는 집이 태반이고, 그나마 돌솥밥을 제외하고는 먹을만한 밥이 없지요. 바로 지은 밥을 주는 집들도 갓 도정한 쌀을 따지는 개념이 거의 없고요(소비자들이 그에 대한 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없으니 식당 탓을 하려는 건 아닙니다.)


일본에 가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어딜가나 밥이 맛있고, 슈퍼에서 파는 쌀들은 1~2kg 내외 소포장입니다.(도정한지 14일이 지나면 쌀의 산패가 시작된다고 합니다.)


두부 맛의 차이도 정말 심하죠. 이 책에 나오는 가라쓰 시의 가와시마 두부점이 아니더라도 동네마다 작은 두부공장들이 많고 좋은 재료를 쓰다보니 맛이 비교가 안됩니다. 우리나라 대기업두부들은 중국 베이징에서 파는 공장두부들보다 못하더군요. 완주의 화심순두부나 파주의 장단콩으로 만든 손두부, 강릉 초당두부도 먹어봤지만 일본의 평범한 식당에서 나오는 두부보다 맛있다는 생각은 한 번도 안들더군요.


유지방 % 차이로 인해 우유와 요거트 맛 차이도 심해요. 오죽하면 여행 갔다 올 때마다 캐리어에 우유와 요거트까지 챙겨오게 됩니다. 우리나라에 진출한 도지마롤도 국산 유크림으로는 원래의 맛을 낼 수가 없어서 매일 항공편으로 일본에서 생크림을 공수해서 사용한다고 합니다.


마지막 제6장인 '료칸, 일본 식문화의 결정판'은 제가 료칸을 아직 못가봐서 좋을 것 같긴 한데 뭐라 더할 말이 없네요. 료칸은 나중에 나이가 들어서 마구 돌아다니는 여행하기가 힘들어지거나 금전적인 여유가 더 생각이면 경험해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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