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잘 뽑은 제목이라니. 요즘도 학교교육에서도 시도 때도 없이 강조하는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최소한 제 또래까지는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표어를 귀에 딱지가 생길 정도 많이 듣고 살았죠. <우리의 소원은 전쟁>이라는 어지간한 CF 카피보다 호소력있는 제목을 누가 지었는지 궁금합니다.
이응준님의 <국가의 사생활>을 읽고서 신선한 설정에 감탄하면서 왜 이렇게 중요한 주제에 대해서 본격적으로 써본 소설이 없었나 궁금했었죠. 그전에 읽었던 건 대개 밀리터리 소설이나 심심풀이용 대체역사 판타지물 정도였으니.
장강명씨가 실력있는 작가분임은 틀림없고 책도 재미있게 읽었지만 이 책에 비하면 부족한 편이 보이는 <국가의 사생활>이 있었기에 이 책도 나올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장강명씨도 작가의 말에서 이응준님께 감사를 표하고 있습니다.)
소설 자체만으로도 재미있지만 장강명씨가 독자들에게 대한민국에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대로 통일이 달성된 이후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를 던져 준다는 점이 더 대단하다고 느꼈습니다. 그 고민까지 해보고 나서 통일의 필요성과 방식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건 독자의 선택일테고요.
해외에서 보내는 휴가 때 읽으면 더 좋을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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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6쪽
“질려버린 거죠. 옆집 사람이 매일 롱 대위님 집 대문에 칼을 꽂고 욕설을 퍼부으며 살해 협박을 한다고 생각해보십쇼. 그러기를 수십 년인데, 그 옆집 사람이 진짜로 심각한 위협이 된 적은 별로 없다고. 그렇다고 이사를 갈 수도 없고 그 옆집 사람을 이사를 보낼 수도 없는 상황이라면 사람이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그냥 지겨워지고, 그 사람에 대해 생각하는 일 자체가 싫어집니다. 짜증만 날 뿐이에요. (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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