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덥고 휴가를 못쓰다보니 책도 잘 안읽히네요. 이럴 때 소설가 김애란씨의 신작이 나와 반갑습니다. 저와는 한 살차이라 동년배 감수성때문에 더 친근하게 느껴지는 작가죠. 여성들이 많이 좋아하는 작가라는데 어둡고 무거웠던 지난 단편집 <비행운>과 달리 분위기가 밝아졌고(수록작 <침묵의 미래>는 완전 어둡지만 ㅎㅎ) 문장도 경쾌한 모습으로 돌아왔더군요.
2007년에 두번째 단편집 <침이 고인다>를 보면서 골방에서 생활하는 도시의 20대의 스트레스와 앞날에 대한 불안감을 정말 잘 묘사했다고 감탄했었죠. 10년이 지나 펴낸 이번 단편집에서는 직업을 갖는 등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지만 여전히 불안정한 도시의 30대들의 내면을 생동감이 느껴지도록 잘 묘사하고 있네요. 생활인의 비루한 일상에 대한 꼼꼼한 관찰은 작가의 여전한 강점이고요.
<입동>에서는 <도도한 생활>, <건너편>에서는 <침이 고인다>, <기도>와 <자오선을 지나갈 때>, <노찬성과 에반>에서는 <성탄특선>의 향기가 났고, <풍경의 쓸모>, <가리는 손>,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는 괜찮은 소품이었습니다. 읽으면서 김애란씨 신작의 주인공들보다 제가 안락하게 살고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게 되더군요.
(그런데 작품에서 소재로 교통사고가 왜 이리 많이 나오는지. 계속해서 줄어드는 추세랍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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