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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다 지로/양윤옥 역] 칼에 지다(2000)

독서일기/일본소설

by 태즈매니언 2019. 8. 28.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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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다 지로의 소설이 일본 중년 남자들의 평균적인 시각을 잘 담고 있어서 참고할만 하다는 평이 많지만 내가 봤던 그의 작품들은 이미 아재인 내게도 할배감성이 짙어 썩 마음에 와닿지 않았다. 몇 권 안봤지만 일본의 이문열 느낌? 

그런데 메이지 유신 시기의 신선조(신센구미)에 대한 소설이라 보지 않을 수 없었다. 최근에 봤던 <조용한 혁명>도 그렇고 내가 메이지 유신시기에 대해 읽었던 책들은 대부분 유신세력을 중심으로 쓴 책이고, 내가 신선조에 대해 아는 내용은 거의 만화 <바람의 검심> 수준이라. 일본에서 출판된 해는 2000년. 

도쿠가와 막부가 1860년대 조정이 있는 교토에 상주시키고 존왕양이를 부르짖는 탈번 무사들을 감시규찰하던 무력집단이 신선조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들이 하급무사(번주의 최하위 가신) 하타모토에 비할 것도 아닌 고용된 낭인무사와 벼락사무라이들에 불과했다니. 

생존자들의 회고담으로 진행되다보니 소설의 배경은 1915년 다이쇼 시대인데 구성이 좀 작위적이다. 

도쿠가와가가 잡은 엄격한 신분제와 고산케, 신판, 후다이 다이묘들의 특색, 오우지방의 지역 기질을 보여주는데 주인공의 출생지가 (반나절 둘러본 것 뿐이긴 하지만) 내가 한 번 가본 모리오카라서 반가웠다.

도호쿠 지역 사람들의 유신 정부에 대한 한이 깊다는 건 알았지만, 아이즈에 대한 유신정부군의 무진전쟁(보신전쟁)은 미국 남북내전의 남군지역 사람들이나 전라도사람의 5.18처럼 사쓰마와 조슈의 사적인 복수로 오우지역 사람들에게 깊이 새겨져있는 것 같다. 그러니 지금도 농촌에서 강한 자민당이 힘을 못쓰는듯. 

이런 소설이 일종의 굿처럼 지역감정의 상처를 치유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일본사회를 위해서는 참 다행인 듯. 하지만 시바 료타로의 <신센구미 혈풍록>도 그렇고 이런 소설이 메이지유신으로부터 백 년도 한참 지나서야 나온 걸 보면 일본다워서 참..

나같은 국외자가 보기에는 사쓰마, 조슈나 오우 모두 같은 존왕양이였고, 지리적인 요인으로 서양 상선과 문물을 접하기 쉬웠냐 어려웠냐의 차이일뿐인데 참.

많아야 200명 남짓 했던 집단에 대한 이야기지만 교토 후사미 전투부터 하코다테 전투까지 공간적으로 여러 곳을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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