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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쿠다 미쓰요/권남희 역] 종이달(2012)

독서일기/일본소설

by 태즈매니언 2019. 12. 15.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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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행사 나들이를 마친 일요일 저녁에 뭘 읽어야 하나 고민하다가 이럴 때라도 소설을 좀 봐야지 싶어 집어들었다. 페친님들이 꽤 언급하기도 했고 세종도서로 선정된 책이기도 하니.

 

백 페이지쯤 읽다가 이거 너무 옛날 이야기인데 싶어서 표지 안쪽에 나오는 원서의 출판년도를 찾아보니 무려 2012년. 나는 1992년에 나온 <화차>와 비슷한 시기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82년생 김지영>같은 수동적인 여주인공과 비슷한 성향의 조연들에게 몰입하기 힘들어서 그만둘까 했는데 그래도 많이 알려진 작품이니 마지막에 반전이 있지 않을까 했다.

 

반전은 개뿔 -_-;

 

이렇게 구구절절 길게 설명하는게 여성 독자들이 좋아하는지 내러티브인지 모르겠는데 <사채꾼 우시지마>에 나오는 소비자금융 에피소드 몇 편으로 정리되는 내용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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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3쪽

 

해맑게 웃고, 목소리가 거칠어지지 않고, 사람을 밀어내지 않고, 쉽게 사람을 믿고, 악의 같은 건 본 적도 들은 적도 없이 누군가가 자신을 상처 입힐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눈곱만치도 하지 않는 사람들. 그들은 돈이라는 푹신푹신한 것에 둘러싸여 살아왔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한 리카는 그래서 출근을 위해 역에 갈 때나 호텔로 돌아오기 위해 붐비는 전철을 탈 때면, 주위에 자각 없이 뿌려진 채 방치된 악의에 새삼 놀랐다. 먼저 가기 위해 노인을 밀치고 가는 여자가 있고, 그 인간 뒈졌으면 좋겠어 하고 깔깔 웃으며 얘기를 나누는 금발의 여자아이들이 있고, 가방에 손을 찔러 넣고 정액권을 찾는 리카에게 혀를 차며 어깨를 부딪치고 가는 젊은 남자가 있고, 할머니를 밀어내고 빈 자리에 않는 중년 남자가 있고, 고맙다는 말도 없이 잔돈을 던지는 역내 매점의 판매원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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