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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정은] 사라진, 버려진, 남겨진(2018)

독서일기/지리학

by 태즈매니언 2020. 6. 9.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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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국제뉴스 담당 구정은 기자님이, 외신자료들과 취재일지, 관련된 책들을 참고해서 정리한 '버려지고 잊히는 모든 것들'에 대한 이야기.

 

다크 투어리즘 사례들로 시작해서 인간이 배출하는 쓰레기들과 파괴되는 환경들, 제노사이드와 값싸게 소모되는 인간들에 대한 이야기까지가 한 권에 담겨있다보니 좀 난삽했다. 이런 다양한 이야기들을 꿰어서 보는 글쓴이와 비슷한 세계관을 갖고 계신 분이라면 정신없다고 보시지 않겠지만.

 

매년 전세계 사람들이 버리는 21억 톤의 쓰레기를 줄일 수 있는 인센티브 설계, 선진국 쓰레기의 빈곤국 수출과 자원재활용의 경계짓기, 유아기에 제대로 영양공급이나 중등교육 기회를 얻을 수 없을 것이 뻔히 예상되는 데도 가족계획을 제대로 시행하지 않는 국가와 부모들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 등 쉽게 답이 떠오르지 않는 문제들에 대해 잠깐이나마 고민해보게 만드는 책이다.

 

앞의 두 가지보다 세 번째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어야 할 문제라고 생각되는데, 앞으로 노동력의 국외이동이 지금보다 더 어려워질 거다. 국외이주 기회도 닫힌 상황에서 저숙련 노동력의 공급이 줄어야지 근로조건과 임금이 향상될테고.

 

소득도 비전도 없는 밑바닥 10억의 젊은 인구들은 인종, 불평등, 종교, 산업구조 등의 문제로 취약한 국가체제의 균열을 헤집고 국가정체성을 해체하여 개인들을 더욱 힘들게 만드는 시한폭탄이다.

 

앞날이 보이지 않는 빈곤한 국가의 무일푼 청년들에게 그나마 허용된 쾌락이 성욕과 번식의 기쁨이겠지만 신중하게 머리로 생각해보면 그런 사람들은 단종 수술을 하고 혼자 살면서 넷플릭스나 보며 안빈낙도를 추구하는게 국가와 지구의 미래를 위해 낫지 않을까? ㅠ.ㅠ

 

왜 선진국 사람들은 계속 기득권을 누리고 빈곤국의 가난한 사람들만 번식을 포기해야 하냐고 항변할 수 있겠는데, 난 쿠데타나 대공황같은 사회구조의 급격한 변동이 와도 어차피 가장 큰 희생은 밑바닥 사람들이 부담하게 된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인간의 숫자는 이미 너무 많고, 고매한 이상과 달리 사람들은 지구반대편의 사람들에게 돈을 쓰려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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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쪽

 

2000년 2차 인디파다를 핑계로 이스라엘은 가자 공항을 폐쇄했다. 2001년 12월에는 이스라엘군 불도저들이 3.5km에 이르는 활주로를 부숴 버렸다. 이어 이스라엘 F16 전투기들이 공항 레이더 센터와 보안 감시시설을 폭격했다.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는 줄곧 공항을 다시 열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하고 있으나 이스라엘은 요지부동이다. 그렇게 가자 공항은 폐허가 되었고, 가자 지구는 육상, 해상, 하늘이 모두 묶인 '세계에서 가장 큰 감옥'이 됐다.

 

148쪽

 

브라질 환경청은 영국을 비롯한 EU 회원국들이 브라질산 에탄올 대량생산이 환경 파괴라고 주장하면서 (유럽의) 쓰레기를 (브라질로) 수출하고 있다."고 비꼬았다.

 

215쪽

 

코스타리카의에는 보호구역을 돌며 '악당들'을 잡아내는 환경행정법원이 따로 있다. 1995년 신설된 환경행정법원의 전문가들은 국토 전역을 돌아다니며 환경 파괴 범죄를 단속한다. 1997년에는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모든 경제활동에 3.5%의 탄소세를 매기기 시작했다.

 

239쪽

 

에콰도르는 2008년 세계에서 처음으로 헌법을 고쳐 자국 영토 안에 살고있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자연과 동식물 등 모든 '거주자'들에게 기본권을 부여했다.

 

264쪽

 

2015년 마사이들이 보호구역의 사자를 '독살'하면서 정부와 마찰이 빚어졌다. 활동 공간이 좁아진 사자들이 마사이 목동들의 소를 잡아먹은 게 원인이었다. 목동들은 남서부 나로크의 보호구역에 살던 사자들에게 독을 먹였다. 적어도 여덟 마리가 죽었는데, 그중에는 BBC방송 등에 소개된 적도 있고 관광객들에게 사랑받던 17세 암사자 비비도 있었다.

케냐를 찾는 관광객들 대부분은 초원의 동물들을 보러 가는 만큼, 정부는 마사이가 사자를 죽이지 못하게 하려고 즉각 대처에 나섰다. 하지만 살기 힘든 것은 사자만이 아니다. 마사이야말로 척박하게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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