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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그 카나/고영태 역] 커넥토그래피 혁명(2017)

독서일기/지리학

by 태즈매니언 2018. 1. 8.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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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둥거린 주말의 유일한 수확! 연말연시 술자리로 인해 둔해진 머리로 읽느라 좀 고생스러웠는데 지금의 세계를 전체적으로 조망하는데 도움을 받았다.


이 책을 보면서 집에 지구의가 없는게 아쉽더라. 생소한 지명, 지명은 들어봤는데 지구상 어느 위치에 있는지 머리 속에서 떠오르지 않을 때 구글맵으로 찾아보긴 했지만, 바로 옆에 커다란 지구본이 있어서 고개만 돌려서 바로 확인하면서 봤으면 참 편했을텐데. 그나마 고정관념을 깨주는 지도들이 종종 등장해서 도움을 준다. 커넥토그라피의 시대에는 각 가정마다 자녀교육을 위해 천체망원경이나 수족관 대신 지구에 대한 플라네타리움이나 3D로 구현한 지구영상 영사기를 갖춰놔야하지 않을까?


기본적으로는 지리학 서적이고, 약 10년쯤 전에 나와 반향을 불러 일으켰던 토마스 프리드먼의 <렉서스와 올리브나무>의 성능강화버전에 가깝다. 저자가 박학다식해서 내가 읽었거나 페친들이 훌륭한 책이라고 평가했던 다양한 분야 석학들의 연구성과들이 녹아들어 있었고. 참고문헌 중에 번역된 책만 골라도 1년치 읽을 거리로 넘쳐난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일반인들이 보는 미디어의 외신 번역 기사의 양이나 질이 떨어지는 교역국에 사는 일반인이라면 충분히 볼 가치가 있다.


파라그 카나가 워낙 종횡무진이라 요약은 의미없지만 Connectography는 분권화, 도시화, 이주의 시대, 기반시설의 중요성 등을 토해 주권국가간 국경이 아닌 연결성이 구현하고자하는 글로벌 체계(세계화된 수요-공급망)에서 각 지역의 번영여부를 결정한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미국이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하려면 사회간접자본에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는 지적처럼 동의하는 이야기들이 많지만 연결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느라 오만 가지 사례를 다 들다보니 이미 용도폐기된 구글의 모듈형 스마트폰 제작을 위한 ARA Project를 본보기로 인용하는 것 같은 실수도 눈에 띈다.


무엇보다 국가의 지도자들과 나머지 사람들이 Econ(경제학적 인간)이 아니고 네덜란드의 아넴 동물원에 살고있는 친척들처럼 정치적인 동물인데 과연 앞으로의 세상을 경제학의 균형이론이 구현될 것이라고 예언하는게 맞는지 갸우뚱해졌다.


최근 재미있게 읽고 있는 임아이돌님의 <중국과 오래된 미래>시리즈의 분석과 대조해보면, 파라그 카나의 '아시아의 두 거인에게는 전체 영토의 0.1퍼센트정도인 작은 지역에 대한 분쟁보다 친선관계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이 훨씬 더 크다'라고 보면서 '파키스탄과 중국이 인도를 봉쇄하고, 인도는 미국,일본,호주와 함께 중국을 포위하는 글로벌 나토체제'를 구시대적인 전략이라고 폄하하는 것이 맞을까? 과연 <중국과 오래된 미래>연재글 1편 서두에 나온 라다크에서 인도-중국 군대가 벌인 몽둥이싸움이 일시적인 푸닥거리이고 결국은 남부실크로드로 연결되는 것이 명백한 운명이라고 확언할 수 있나? 난 중국의 일대일로 전략이 달성하고자 하는 결과가 몽골제국의 형태와 유사하다고 본 부분(325쪽)도 동의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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