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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름 데 블레이/유나영 역] 왜 지금 지리학인가(2012)

독서일기/지리학

by 태즈매니언 2017. 5. 9.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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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책들 읽는 중간에 틈틈이 읽느라 한 달 정도 걸려서 다 읽은 책이네요. <왜 지리학인가>2007년에 <분노의 지리학>으로 번역 출판된 책의 증보판인데 이번에는 원제인 <Why Geography Matters>를 그대로 옮겼네요. 초판 부제를 보면 미국이 직면한 세 가지 도전으로 기후변화’, ‘중국의 발흥’, ‘테러리즘의 세계적 확산을 꼽았던데 저는 초판을 안봐서 비교는 못하겠습니다.

 

다 읽고 나니 미국의 중등 교육과정에서 일반 사회에서 포함된 지리학을 다시 정규과목으로 독립시킬 것을 주문하고, 하버드대학에 지리학과가 없다는 사실에 개탄하는 등 지리학 교육을 강화시키길 소망하면서 정치가들에게도 지리학적 소양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더군요. 그런데 정작 평소에 제목만 보고 지리학에 별 관심이 없었던 사람들이 개별 지역을 다룬 6장 이후의 부분까지 완독하긴 쉽지 않을 정도로 내용이 꽤 방대하다는 점이 함정!

 

서문 격인 지리학으로 세계를 본다는 것에 대하여장에서 저자는 하름 데 블레이는 시간을 천문학적 시간 -> 지질학적 시간 -> 역사학적 시간 -> 개인의 생애로 구분하면서 지질학적 시간과 역사학적 시간 사이에 위치한 시간관념을 주문합니다.

 

지리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지리학적인 시간관념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인류가 살고 있는 지금은 간빙기인 홀로세의 가을쯤이라는 걸 처음 알았네요.(온실가스로 인한 지구 온난화와 winter is coming의 대결인가요.)

 

저자는 지리학의 정의를 공간이라는 커다란 우산 아래 공간적으로 표현되는 과정, 체계, 행동, 기타 수많은 현상을 연구하고 분석하는 다양성의 학문으로 정의합니다. 명쾌한 정의는 아니지만 이런 자연과학과 인문학이 중첩되는 폭넓은 다양성이 지리학의 강점이라고 말하네요.

 

읽다보면 지도와 축척법, 쾨펜의 기후구분처럼 고등학교 세계지리 시간에 배웠다가 까맣게 잊고 있었던 내용들도 접하게 됩니다. 지리학 일반을 다룬 5장까지가 특히 유용하더군요. 이 책이 2012년에 나왔으니 불가능하지만 이런 책을 고교시절에 읽었더라면 전공 선택에 도움이 되었을 것 같아 한줄기 아쉬움이 있습니다. 지금은 모르겠지만 몇 년 전까지도 학부제를 하는 서울대에서 지리학과의 인기가 없어서 20명밖에 안 되는 정원 중 2/3 가량을 전공예약제로 입도선매하듯 뽑는다고 봤습니다. 주변에 인문계 고교생 조카가 있다면 이런 유망한 전공을 생각해보라고 권하고 싶은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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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학은 고립주의와 지역주의의 훌륭한 해독제다.

 

191

 

거의 캐나다의 한 주 크기만 한 거대한 빙상 하나가 대서양에 빠지면서, 유럽 해안에서부터 카리브 해에 이르는 엄청난 파도를 일으켰으며 바다를 차게 식혀 빙기 때의 수온으로 되돌려놓았다. 한 때 빙하가 서 있던 자리에 툰드라 야생화가 피어났다가, 이 사건으로 인해 수 천 년 동안 도로 신드리아스한랭기로 되돌아가게 된다.

 

231

 

지리학은 이 과목들 중에서 자연과학과 사회과학 양쪽에 걸쳐 있는 유일한 분야였기 때문에, 이 재조직의 결과물인 사회과목은 수백만 학생들이 지구과학에 조기 입문하고 자연과 인간이 상호 작용하는 방식을 처음으로 들여다볼 기회를 박탈해 버렸다. 지도를 이용할 때 이 상호 작용을 가장 효과적으로 공부할 수 있다는 인식 역시 이 과정에서 희생되었다.

 

256

 

신앙 체계로서 이슬람은 기독교보다 600년 이 어리다. 우리는 1400년대에 기독교가 어떤 모습을 띠고 있었는지 상기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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