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나카무라 요시후미/이서연 역] 집의 초심, 오두막 이야기(2013)

독서일기/도시토목건축

by 태즈매니언 2020. 7. 15. 18:41

본문

국내에 번역된 나카무라 요시후미의 책은 거의 다 읽은 것 같다. 얼마 전에 일본의 건축가 요시무라 준조를 모델로 한 <여름은 오래 그 곳에 남아>를 읽은 터라 준조씨의 제자이자 요리에 조예가 깊은 요시후미씨가 소설 속의 등장인물과 겹쳐보이네.

 

이 책에 나오는 요시후미씨의 14평(1.75평의 별채 욕실 제외) 규모의 오두막 '레밍 헛(Lemming hut)'이 위치한 곳도 나가노현 미요타라고 아사마산의 남쪽 기슭이라 스승의 전원주택에 대한 변주로 느껴졌고.

 

태양열 발전 패널과 풍력발전(거의 효용이 없었던 듯), 지붕을 따라 흐른 우수를 모은 물탱크, 숯과 화목난로를 이용한 조리와 난방, 장작불로 데우는 철제 욕조를 이용한 목욕 등 오프그리드 주택이라 내가 생각하는 작지만 쾌적한 현대식 세컨하우스와는 지향하는 바가 많이 달랐지만 15~17평의 세컨하우스를 생각하고 있는 내게 큰 도움이 되었다.

 

박공지붕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렘 헛처럼 외쪽지붕으로 하는 게 공정도 단순해서 비용이 절감될 것 같다. 지붕 하부에 구조재인 목재를 노출시키면 멋질 듯 싶고, 높은 쪽엔 고창을 내서 빛을 들이면 되겠고, 가끔 쓰는 집이니 밤에 잠잘 때 창호의 단열 한계를 보완하는 쿠션도 고려해봐야지.

 

주중엔 1인이 소파 베드로 자고 가면 되지만 2~4인이 자고갈 일이 있으면 어떻게 해야할까 고민했는데, 캐비넷처럼 가린 2층 침대 아이디어도 참고할만 하고.

 

요시후미씨가 렘 헛에서 작은 편지붕을 올린 정면 툇마루 공간을 나는 3면이 유리로된 다이닝 썬룸으로 꾸미고자 하는 것만 빼고는 내가 생각중인 평면과 거의 비슷하다.

 

공간이 제한적일수록 현대의 발전된 엔지니어링기술을 활요하는 게 합리적인 판단인데, 자꾸만 이왕 시골의 세컨하우스에서 5도2촌 생활을 한다면 조금 불편하더라도 아파트에서 누릴 수 없는 시도들을 해보는게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바닥 온수난방 없이 교실바닥처럼 원목패널을 깔고, 화목난로로 난방을 한다거나, 한지 장지문, 화장실과 세면대 욕실을 쪼개서 배치하고, 양개형 여닫이창이나 오르내리기창(double hung window:방충망 때문에 안되려나..) 같은.

 

-----------------------------------------------

 

36쪽

 

저는 집의 가치는 면적이 아니라,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의 수>로 결정된다고 믿습니다.

 

77쪽

 

저는 오두막엣 요리할 때 사용하는 불이 무엇이어야 하는지 그 본질에 집착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이렇게 고집을 부린 배경에는 <집과 불>은 떼래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고 여기는 저만의 주택관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집은 곧 <먹고 자는 장소>라는 오랜 믿음이라고 해도 되겠지요. 무의식중에 그 <먹는 것>을 지탱하는 <불>에 집착하면서 제 스스로 "집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해답을 고민해 보는 계기를 얻은 셈이죠.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