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부터 전원주택은 집을 다 지었을 때는 베타버전이고, 정원이 자리잡았을 때부터가 준공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정원 설계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
정원을 뺀 전원주택은 층간소음 걱정안해도 되는 대신 여러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는 아파트나 다름없지 않을까?
정상오 건축가는 '집을 짓는 것은 내가 정말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 맨 얼굴의 자신과 대면하는 것'이라고 말했는데, 내가 가장 원하는 것 세 가지를 꼽아보면, 유실수와 야채를 직접 기르고 수확하는 보람을 누리고 싶다. 둘째, 최소한 주말에라도 자동차나 오토바이 소음을 안듣고 싶다. 셋째, 좋아하는 사람들 셋과 함께(4는 던바의 수) 자연을 느낄 수 있고 쾌적한 공간에서 편하게 술마시고 떠들고 싶다.
건축물은 한 번 지으면 증축이나 개축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설계와 시공 모두 전문가에게 맡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더구나 우리나라의 사계절은 전문가들에게도 만만치 않은 도전이니.
물론 정원사도 전문가다. 하지만 정원에 완성이란 없고, 천천히 자라는 데다 변화를 주기가 쉬우니 미적인 완성도가 떨어지더라도 직접 도전해보고 싶다. 내가 조성한 공간에 더 애착이 가지 않을까? 물론 외부 수전과 외벽의 전기 콘센트 위치, 정원의 길 조성 같은 건 신중하게 결정해야 겠지만.
이 책을 읽고 세컨하우스를 지을 때 가장 많은 돈을 투자할 공간이 썬룸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더욱 굳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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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쪽
정운을 계획하고 있다면 자연 속에 또 하나의 집을 짓는다는 마음으로 자신에게 필요한 방이 무엇인지를 먼저 고민해보아야 합니다.
40쪽
정원은 감상의 대상이 아니라 자신만의 방식으로 활용해야 하는 또 하나의 생활 공간입니다. 아침 이슬에 발목을 적시는 상쾌함과 코밑으로 들어오는 생명의 신비를 경험하는 비밀의 장소가 바로 정원입니다. 내 몸을 움직이는 순간, 정원 일의 즐거움이 시작됩니다.
52쪽
'오늘날의 정원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저는 '정원은 놀이다'라고 답하고 싶습니다. 생활과 연결되어 있는 놀이, 자연을 즐길 수 있는 놀이가 되었으면 하는 거죠. 정원이란 공간을 통해서 다양한 놀거리를 발견하고, 그런 과정을 통해 내 생활이 변화하고 행복해진다면 더 바랄 것이 없을 것 같습니다.
124쪽
1월부터 2월 사이에 건축 준공을 해야 한다면 준공식재한 나무를 살려낼 방법이 많지 않습니다. 얼어있는 땅을 파서 나무를 심다보니 대부분의 식물이 고사합니다. 가능하면 건축물의 준공 일정을 한겨울로 맞추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합니다. 특히 중부지방 위쪽으로는 더욱 그렇습니다. 1, 2월이면 한밤중의 기온이 영하 10도를 넘어서는데 나무가 살아나기를 바라는 것은 요행입니다. 법적 요건을 맞추기 위한 조경이 아니라 내가 살아갈 공간을 가꾼다는 관점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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