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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준] 나는 아마존에서 미래를 다녔다(2019)

독서일기/에세이(한국)

by 태즈매니언 2020. 11. 4.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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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수증에 풀붙이기 하고 있는 내가 플랫폼제국들의 조직 운영에 대해 읽다보면 자괴감이 들더라. 그래도 FAANG에 대한 책은 회사별로 한 권씩 읽어봐야지 싶어서 봤는데 기대 이상이었다.

 

단순히 내부자의 아마존 관찰기가 아니라 혹독한 장인(마스터) 젭 베조스의 채찍질을 견뎌내고 도제기간을 무사히 마친 수련공의 회고록에 가까웠다.

 

마지막 챕터를 '아마존으로부터의 독립'으로 마무리를 짓긴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아마존과 사업자로서 파트너쉽을 유지하고 있으니 아마존 길드에 소속된 신출내기 장인이겠지.

 

평균근속연수 1년인 아마존에서 12년 동안 근속했던 분이지만 아마존의 탁월함과 함께 행복하게 일하는 직원을 찾을 수 없고 다들 끊임없는 경쟁으로 지쳐있는 모습들, 자신의 언어적 핸디캡으로 인한 어려움 등에 대해서도 충분히 서술하고 있다. 젭 베조스의 경영스타일을 보면 80년대 대우그룹 김우중 회장이 연상되더라.

 

시장 점유율 확대가 멈추게 되는 시점이 될 때쯤 베조스는 은퇴하고, 아마존의 조직문화는 많이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그가 머리 속에서 그리고 있는 성취 목표가 어디까지인지 궁금하다.

 

저자 박정준님이 일하며 겪은 커뮤니케이션 문제를 도해화시켜서 해결했던 부분도 인상깊었다. 데이터 시각화, 그 중에서도 관계 그림인 마인드맵을 잘 쓰는 분들이 멋져보이고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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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쪽

 

6페이저와 더불어 아마존에서 많이 쓰이는 문서는 신문 기사 형태의 글이다. '거꾸로 소비자로부터 시작하라'는 모토에 맞게 아마존에서는 새로운 사업을 구상할 때 가장 먼저 담당자로 하여금 그 결과물이 세상에 나올 때 보도될 기사를 문서로 쓰도록 요구한다. 기사는 독자의 관점에서 제품이나 서비스의 핵심 가치를 함축하여 설명하기 때문에 이런 작업은 모든 팀이 동일한 목표로 처음부터 끝까지 일할 수 있도록 하는 힘을 가진다.

 

320쪽

 

그러나 아마존은 절대 관대한 스승이 아니었다. 아마존을 떠난 지 3년이나 지났지만 아직도 가끔 저녁이 되면 문득 내일 아마존에 출근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후유증을 겪는다. 이내 가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깨닫고는 안도의 한숨을 쉴 만큼 아마존은 나에게 감사한 곳이면서 참 힘들었던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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