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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용] 매거진 B 브롬톤(2012)

독서일기/자전거

by 태즈매니언 2021. 1. 9.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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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가 없고 호마다 하나의 브랜드를 탐구하는 잡지<매거진 B>. 네이버에서 일했고, 이 <매거진 B>를 발행하는 JOH를 성공적으로 엑시트한 카카오의 조수용공동대표 정도면 한국에서 가장 성공한 산업디자이너인 것 같다.

 

<매거진 B>에서 '브롬톤'을 다룬 이 제5호(2012년 4월호)는 브롬톤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꼭 갖고 싶어하는 아이템 중 하나인데 내가 득템했다.

 

돌이켜보면 서른이 넘어서까지 디자인에 전혀 무관심하게 살았던 내가 처음으로 기능적이면서도 아름다운 물건의 가치를 알아봤던 게 브롬톤 자전거였다.

 

기술적으로 30년은 뒤떨어진 스터미아처 내장 3단 기어에 철 프레임 자전거를 150만원 넘게 주고 산다는 건 그 때까지 내 삶의 방식과 너무 달랐는데 어쩌다보니 사버렸고, 그 다음부터 차츰차츰 내 공간을 취향에 맞는 기능적이면서 아름다운 물건들로 채우고 있다. 돈은 못 모으지만 이런 게 내게 행복을 주고.

 

몇 년 전 한동안 책을 못 읽었던 슬럼프에서 벗어난 계기도 브롬턴 사용자의 에세이 <시작은 브롬톤>이었으니, 여러 산업 디자인 제품들 중에서도 브롬톤은 내게 계속 특별한 물건으로 남을 것 같다.

 

그런데 좀 싸다가 제일 애매한 내장 3단을 산 건 후회되는...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겠지만 다시 산다면 외장 2단 티타늄 포크 모델인 M2R-X을 살 듯.

 

산업혁명이 출현했던 대제국 영국의 심장부에서 지금 남아있는 가장 큰 제조업 회사가 브롬톤 자전거이고, 아시아 농노제 성리학 탈레반 국가 조선이 자동차, 조선, 화학, 반도체의 손꼽히는 강국이 되서 브롬톤 자전거의 세계 제3위 수입국이라니. ㅎㅎ

 

이미 완성된 디자인 아이덴티티는 유지하면서 동아시아의 제조업 시스템만 이식하면 훨씬 가격이 내려가고 완성도도 올라갈텐데 좀 아쉽긴 하다. 한국의 개인공방에서 만드는 파트들이 순정부품보다 우수한 건 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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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쪽

 

1866년 존 브룩스는 당시 이동 수단이던 승마용 안장과 일반 가죽 사업을 하고 있었다. 불행히도 타고 다니던 말이 죽자 그는 어쩔 수 없이 자전거로 출퇴근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안장이 불편하다는 것을 느끼고 제대로된 가죽 안장을 만들기로 결심했고, 현재 150년 역사를 자랑하는 명품 가죽 브랜드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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