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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리] 시작은 브롬톤(2016)

독서일기/자전거

by 태즈매니언 2016. 6. 14.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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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한 달 동안 책 한 권 제대로 못읽고 보낸 것 같다. 책읽기 말고도 즐거운 일이야 많으니 그 중 하나에 빠져서라면 좋았을텐데 그건 아니었다. 뭔가 생각의 지평을 넓혀주는 책들을 계속 찾아읽는데도 내 생각은 왜 넓어지지 않는지, 지성의 정수가 담긴 훌륭한 책들에서 내가 흡수하는 지식들은 어쩌면 그렇게 떨어지는지. (남과의 비교에 최적화된 페북생활의 비애다.) 이런 잡생각을 머리 속에 담고서 대학원 학기말을 보내고 있다.


브롬톤 좋아하는 사용자로서 거의 의무감으로 구입한 이 브롬톤 유저의 에세이는 책이란 지식이 아닌 감정을 전해주는 수단이기도 하다는 당연한 사실을 일깨워줬다.  


까칠하게 보면 블로그 포스팅을 교차편집했을 뿐인 책이다. 하지만 브롬톤이라는 하나의 자전거 모델을 통해서 도심 속에서 자신의 육체를 엔진으로 사용하되 장거리 이동을 위해 필요하면 대중교통수단으로 자유롭게 환승할 수 있는 Personal Transport를 구현한 개인이 느끼는 성취감에 대해서 낱낱이 풀어놓고 사람들과 공유하고자 했다는 점이 이 책의 훌륭한 점이다. 


안장레일에 접이식 의자 하나를 달고 나가면 퇴근이 금세 소풍나들이가 되는 것처럼 일상과 여행의 순간을 모두 함께 할 수 있는 자전거가 주는 만족감, 도시 속에서 계절의 변화를 느끼고 내 허벅지근력을 동력으로 삼아 굴러가는 전자부품하나 없는 기계장치 탈 것이라는 매력은 베스파와 로버 미니처럼 아날로그 감수성을 자극한다.   


자전거여행은 해봤지만 자전거 캠핑의 매력은 아직 맛보지 못한 내게 이 책은 브롬톤을 타고 내가 만나볼 세상이 아직 넓다는 걸 말해준다. 세상에서 가장 편리하게 접히는 무겁고 눈이 튀어나게 비싼 이 자전거를 주변사람에게 전도하고 싶다면 이 책이 딱이다. 


만약 당신이 브롬톤 오너라면 앤드루 리치의 추천사와 NYCeWheels의 꽃미남 사장님 피터와의 에피소드(나도 피터의 동영상을 보면서 브롬톤 접는 법을 배웠다.), 브롬톤사의 아태마케팅 총괄 퀸턴 플린저와의 인터뷰만으로도 이 책의 소장가치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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