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장류진] 일의 기쁨과 슬픔(2019)

독서일기/국내소설

by 태즈매니언 2021. 2. 3. 10:50

본문

창비신인소설상을 받아 화제가 되었던 표제작 <일의 기쁨과 슬픔>이 PDF 파일로 무료로 풀렸을 때 봤고, <나의 후쿠오카 가이드>는 다른 기회에 봤었는데, 이렇게 단편집으로 묶어서 나온 다른 작품들과 함께 보니 장류진님은 첫 인상보다 빛나는 작가였다.

 

이런저런 경험을 해보며 나만의 루틴을 찾아서 좋긴 하지만, 새로운 시도를 잘 안하고 젊은 사람들과 감정적으로 교류할 일이 없는 나같은 아재들이 읽어야 할 소설.

 

직장에서 오늘 오후에 온라인 행사 유툽 라이브를 시청하라고 공지를 하길래 화면만 틀어놓고 음소거처리 후에 할 일을 했다. 두 시간 동안 시청자 숫자는 76~78명으로 거의 변화가 없었다.

 

장관과 국회의원이 축하를 하며 대관료도 비싼 곳에서 전문 PCO 회사에 맡겨서 진행된 중요한 나랏일에 관한 행사였는데, 과연 실제로 집중해서 모니터를 지켜본 사람은 몇 명이었을까? 그리고 행사가 끝난 이후에 그 영상을 찾아서 조회할 사람이 있을까?

 

라이브 시청인원은 그나마 창피하지 않을 숫자였지만 3이 찍힌 따봉수가 애처로워 보여서 로그인의 귀찮음을 감수하고 따봉을 찍어 줬다. 돈도 안들고 몇 초면 되는 유튭 영상 따봉에도 이리 인색한데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최소한 한 두 시간은 활자에 집중하게 만드는 책의 힘이라니. 게다가 책값과 책이 차지하는 공간의 가치를 생각하면 몇 천 부 팔기도 힘들고, 출판계는 2쇄를 찍는 것도 어려운 상황이라지만 책이 갖는 힘을 실감하게 되네.

 

이 단편집에서 <잘 살겠습니다>와 <탐페레 공항>이 가장 좋았는데, 이 두 작품을 맨 처음과 끝으로 배치한 게 저자와 편집자의 의도였을까? 다만, <다소 낮음>은 이 작품집과 좀 안어울린다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나의 후쿠오카 가이드>를 처음 읽었을 때 전화통화에서 지유씨가 보이는 반응을 이해하기 어려웠는데, 다시 읽으니 조금은 알겠다. 역시 자의식 과잉은 항상 조심해야 한다. ㅠ.ㅠ

 

------------------------------

 

111쪽

 

"이 사람아. 잘 생각해야 돼. 요즘은 그냥 순간이야, 순간. 딱 한곡이라고. 이 많고 많은 유혹이 넘쳐나는 세계에서 삼분 정도 사람들의 귀와 마음을 사로잡았으면 그걸로 된 거야. 최선을 다한 거야."

'독서일기 > 국내소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혁진] 관리자들(2021)  (0) 2022.05.25
[김혜진] 너라는 생활(2020)  (0) 2021.04.13
[임솔아] 최선의 삶(2015)  (0) 2021.01.07
[김혜진] 딸에 대하여(2017)  (0) 2020.11.09
[임현] 그 개와 같은 말(2017)  (0) 2020.10.04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