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이세형] 중동 라이벌리즘(2020)

독서일기/중동아랍

by 태즈매니언 2021. 2. 3. 14:42

본문

한국인들이 평균적으로 중동에 대해서 관심도 없고 이해도도 매우 낮은 수준이긴 하지만, 강대국의 허들을 막 넘는 시기다보니 이렇게 좋은 입문 서적들이 나오기 시작한다.

 

<중동 라이벌리즘>을 받아보고 손바닥만한 문고판에 157페이지 남짓이라 슬로우뉴스 연재물 한 꼭지 분량인데 12,000원의 책값이 아깝지 않을까 걱정했었다. 그런데 짧은 분량으로 줄이면서 중요한 것만 추리고 틀린 이야기를 하지 않는 꽤 어려운 작업을 잘 해냈더라.

 

작년 12월에 발행된 책이라서 조 바이든 대통령의 당선까지의 상황을 담고 있어서 시의성이 뛰어난 것도 장점이고.

중동에 관심있다면 우선 이 책을 통해 다섯 가지 대결 구도로 큰 틀을 잡고, 2018년말에 나온 박정욱님의 <중동은 왜 싸우는가>로 좀 더 복합적인 배경을 알아가면 좋을 것 같다. 그 다음부터야 외국 작가들의 좋은 책이 넘쳐나니 알아서 고르면 될테고.

 

이 책의 저자 이세형 기자님은 동아일보 국제부 기자로 18~19년에 카타르 도하의 아랍조사정책연구원에서 방문 연구원으로, 19~20년엔 카이로 특파원으로 주재했다. 기자는 대중교양서에 딱 맞는 전달력이 있는 분들이니, 이렇게 언론재단에서 하는 기자 해외연수 프로그램의 성과물을 단행본으로 펴내도록 하면 좋은 것 같다. 출판사 담당자들이 공략하기 좋은 저자풀이 아닐까?

 

---------------------------------------------------

 

33~34쪽

 

사우디의 유전, 석유 생산 시설, 담수화 설비 등이 밀집해 있는 동부 지역은 이란과 지리적으로도 가깝다. 사우디 경제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아람코의 본사와 주요 연구 시설도 동부 지역의 핵심 도시인 다란(Dhahran)과 담맘(Dammam)에 위치하고 있다. 또 사우디 동부 지역은 사우디 내에선 종교적으로 소수파인 시아파의 대표적인 거주 지역이기도 하다.

(중략)

"군사적 충돌로까지 확대돼 섭씨 50도에 육박할 정도로 심한 더위가 지속되는 여름에 이란이 발사한 미사일이 사우디 동부의 일부 담수화 시설과 전력 시설을 공격하는 상황을 가정해 보라. 사우디 입장에서는 상상하기도 힘든 끔찍한 상황이 될 것"

 

79~80쪽

 

UNRWA(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기구)는 팔레스타인인들에게 매우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국제 사회가 팔레스타인 난민을 위해 만든 국제기구이며, '난민 지위'를 보여주는 증명서를 발급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현실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의료와 교육을 제공해 주고, 일자리도 마련해 주기 때문이다. UNRWA가 없어지거나 축소되는 건 팔레스타인 입장에선 의료와 교육 혜택이 적어지고, 일자리도 줄어드는 것을 의미한다.

(중략)

UNRWA가 사실상 기능을 못하게 되면 팔레스타인 난민들은 교육과 의료 문제 때문에라도 결국 자기가 살고 있는 나라에 귀화해야 한다. 이스라엘로서는 '저들은 모두 국적이 있다. 난민이 아니다'란 근거를 만들 기회다.

 

99쪽

 

알자지라 방송은 카타르 정부에 대한 뉴스는 거의 다루지 않으면서 다른 아랍권 나라 정부와 사회 문제에 대해선 강하게 비판한다. 당연히 사우디와 UAE를 중심으로 한 주변국은 이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109쪽

 

카타르 단교 사태로 GCC 회원국 간에는 분명한 견해차와 균열이 나타나고 있다. 단교 주도국(사우디, UAE, 바레인). 중립국(쿠웨이트, 오만), 단교 대상국(카타르) 식으로 사실상 세 개 그룹으로 나눠졌다. 이미 상대적으로 시아파 인구 비율이 높은 쿠웨이트와 수니파, 시아파와는 또다른 '이바디파'를 믿는 오만도 이번 기회에 사우디와 적당한 거리 두기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특히 오만은 단교 사태 뒤 카타르에 항만까지 적극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