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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욱] 중동은 왜 싸우는가?(2018)

독서일기/중동아랍

by 태즈매니언 2019. 7. 4.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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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페친 이기형님께서 저자의 이름값 때문에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훌륭한 책 두 권을 추천해주셨다. 한 권은 이미 읽어봤고 나도 높이 평가하는 임명묵님의 <거대한 코끼리>라서 이기형님의 안목을 믿고 이 다른 한 권인 박정욱님의 <중동은 왜 싸우는가?>를 읽게 되었다.

(박정욱님은 정치학을 전공하신 MBC 라디오PD신데, 6개월 간의 파업 때 이 책을 쓰셨다고 한다.)

 

덮고 나니 국립외교원 인남식 교수님이 "좋은 책은 무엇일까? 깊은 내용을 담았으면서도 읽기 쉬운 책이다."라고 하시며 이 책의 추천사를 써주신 이유를 알겠다. 이십대 초반의 학부생인 임명묵님의 책처럼 저자와 같이 쌍안경을 나눠쓴 것처럼 말하고자 하는 내용이 선명하게 전달된다.

 

한국인들이 중동에 대해 정말 아는게 없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아는 저자라서 중동을 이해하는 줄기가 되는 역사건 사건들을 잘 골라서 비춰준다. 또한 중동과 거리가 먼 국외자인 한국인 저자가 아랍의 정치와 무슬림 사회를 이해하고자 했기 때문에 중동정치의 플레이어들의 시각에 치우쳐 있지도 않다.

 

몇몇 단행본들과 임명묵님이 슬로우뉴스에 연재한 <왜 에르도안이었나 1~5>, <그들은 왜 알라의 이름으로 총을 드는가 1~4> 시리즈를 통해서 많이 배우긴 했지만 난 그 지식들을 중동 전체를 바라보는 큰 틀에서 연결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렇다보니 뉴스로 시리아 내전에 대한 보도들을 읽긴 했는데 너무 복잡해서 이해하지도 못하고 있었고. 저자덕분에 앞으로 중동뉴스를 좀 더 깊이있게 이해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든다. 나중에 이스라엘 건국 후의 통사를 읽어봐야지.

 

올해의 책 후보 중 한 권이라 빌려읽기 미안해서 바로 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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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쪽

 

'나는 누구이며 어디에 속해 있는가?'는 개인의 정체성에 대한 질문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질문을 한 사람이 아니라 사회 전반에서 집단적으로 던질 경우 질문은 다음과 같이 바뀝니다. '우리는 누구이며, 우리가 아닌 이들은 누구인가?' 집단적으로 던지는 정체성에 대한 질문은 누구를 우리 집단에 포함할 것이고 누구를 배제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정치적 행위입니다.

 

234쪽

 

1920년 초 팔레스타인으로 이주한 유대인들 중에서 사회주의 이념을 가진 이들이 사회주의 전위조직인 노동여단을 창설했다. 이들은 단순히 유럽에서의 박해를 피해 팔레스타인으로 이주한 것이 아니라 러시아 혁명과 같이 팔레스타인 사회를 근본적으로 바꾸겠다는 목표를 품고 있었다. 1921년 노동여단 소속의 젊은 남녀 74명이 에인하롯에 최초의 '키부츠', 즉 집단농장을 세웠다.

 

296쪽

 

시리아 정부는 이스라엘의 국가대수로 공사를 방해하기 위해 시리아의 하츠바니 강과 바냐스 강에서 갈릴리 호수로 흘러들어가는 물길을 바꿔 갈릴리 호수의 수량을 줄이고자 했다. 이스라엘은 이를 묵과하지 않고 1965~66년에 걸쳐 네 차례나 시리아를 공격해 물길을 돌리는 공사현장과 공사장비를 파과했다. 군사적 우위를 앞세운 이스라엘은 가까스로 국가대수로 공사를 진행할 수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스라엘은 다시 시리아 국경지대에 있는 공란고원에 눈독을 들였다. 골란고원을 흐르는 야르무크 강 역시 갈릴리 호수의 원류 중 하나였다. 만약 이스라엘이 골란고원을 차지한다면 갈릴리 호수의 수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었다.

 

408쪽

 

이렇듯 이슬람주의 세력이 강해진 데에는 사실 이스라엘 정부가 일조한 측면이 있었다. 1970년대 이후 팔레스타인 민족주의 세력인 PLO가 저항의 중심으로 급부상하자 이를 약화시키고자 이스라엘 정부는 점령지 내에서 전략적으로 이슬람주의 세력(하마스)을 지원했다. 팔레스타인 민족주의 세력보다는 이슬람주의 세력이 덜 위험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래서 이슬람주의 단체의 조직원들을 이스라엘 행정기관에 취직시키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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