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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화 : 직각잡기와 실 띄우기

아무튼, 농막

by 태즈매니언 2021. 3. 17.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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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농막>

 

23화 : 직각잡기와 실 띄우기

 

그나마 한가한 시기인 연초가 지나고 점점 바빠지다보니 농막 준비에 신경쓸 겨를이 나지 않네요. 그래도 어영부영 하다보면 금세 농막이 출고되는 5월이 오니 서둘러야 합니다.

 

계획했던 것처럼 온실과 평상, 농막을 놓을 자리를 잡아둘 차례입니다. 그래야 흙과 자갈을 어디에 깔고, 배관공사는 어떻게 할지 감이 잡히죠. 지난번에 주문한 레이저 레벨기와 말뚝망치를 챙겨서 출근했습니다. 장도리 하나 없는 집에 4D 레이저 레벨기와 말뚝 망치라니 --;

 

점심시간에 가까운 철물점에서 형광색 목공용 실 한 패와 쇠말뚝 10개를 사왔고, 퇴근하자마자 부리나케 제 밭으로 갔습니다. 유튭에서 배우기로는 야외에서 레이저 레벨기를 사용할 때 낮엔 레이저가 잘 안보여서 어스름 무렵이 좋다고 해서요.

 

지난 번에 상수도관 매설 작업 때 배터리가 나가서 완성사진을 찍지 못했는데 빈 땅에 유일한 인공물로 자태를 뽑내고 있는 부동수전을 보니 흐뭇하네요. 사진부터 한 장 찍습니다.

 

오늘의 작업도구들은 사진에 있는 것들과 코메론 50m 줄자입니다. 우선 상수도관이 묻힌 자리를 피해서 가장 가장자리에 놓을 6m*3m 크기의 직사각형 고정식 온실 자리에 말뚝을 심고, 줄자로 간격을 잡은 후 실로 직각을 잡습니다. 물론 눈대중입니다. 아직 저녁 해가 짧고, 어차피 레이저 레벨기로 나중에 조정해줄거라 서둘러서 대충 실을 묶었습니다.

 

휴대폰 계산기로 가로와 세로 길이를 각각 제곱해서 더한 숫자의 제곱근을 구해서 실제로 재어 본 대각선 길이와 비교해보니 역시 안맞는군요. ㅠ.ㅠ 그래도 배운 사람이라 피타고라스의 정리도 써먹고 뿌듯합니다.

 

슬슬 어스름이 깔리고 서둘러서 레이저 레벨기를 켰습니다. 미리 사용설명서를 보고 유튭 영상들을 봤는데도 흙바닥에서 레벨기의 수직과 수평을 맞추기가 쉽지 않네요. 말뚝망치로 땅을 평평하게 해줘도 레벨기 액정 표시로 1~3도씩은 꼭 어긋납니다.

 

레이저를 보면서 대충 잡은 직각을 조절해주는데 금방 어두워져서 휴대폰 포인트등을 켜도 레벨기 액정이 잘 안보이네요. 깜깜하니 레벨기를 놓은 바닥 수평 잡기도 어렵고요. 결국 한 시간 반을 낑낑대고도 마무리 짓지 못하고 돌아왔습니다.

 

그래도 실제로 땅에 말뚝을 꽂고 실을 띄워보니 온실과 농막이 차지할 공간이 어느 정도인지 감이 잡혔습니다. 온실 길이는 8미터로 할까도 고민했는데, 6미터도 생각보다 넓은 공간이어서 농기구 보관공간으로 쓰일 면적을 감안하더라도 두 식구가 먹을 텃밭 야채 재배하기에 충분하겠더라구요.

 

농막과 온실 사이의 평상 공간은 계획대로 가로 4m, 세로 3m로 하면 될 것 같고요.

 

시간을 좀 두고 다시 생각해보니 농막인데 이런저런 공사를 많이 할 필요가 있나 싶네요.

 

농막을 놓을 자리와 25톤 크레인이 들어오는 진입공간과 크레인이 다리를 내리고 농막을 들어올릴 작업공간에만 폐자갈이나 잡석을 충분히 깔아두고, 크레인이 들어오기에 비좁은 입구 부분은 이웃의 양해를 구하고 땅을 절토했다가 농막이 들어온 다음에 다시 원상복구 해드리는 걸로 하면 굳이 입구부분 절토/성토 공사를 하거나 옹벽을 쌓을 필요도 없는 것 같고요.

 

그 외에 꼭 해야하는 공사는 하수도 공사와 농막부 상수도 연장공사, 고정식 온실 기초 콘크리트 타설, 북쪽 밭에서 내려오는 물과 온실 바닥의 물이 빠져나갈 우수관로 공사로 생각 중입니다. 점점 업무부담이 늘어나는 상황이라 빨리 공사 의뢰하고 싶네요.

 

상수도가 매설된 땅임을 보여주는 자랑스러운 징표
오늘의 작업도구들. 50미터 줄자가 빠졌네요.
확대해서 잘 보시면 고정식 온실 부분을  실을 띄운 상태입니다.
평상과 농막 쪽 구획에 띄운실
피타고라스 정리에 따라 나와야 하는 대각선 길이랑 안맞네요 ㅠ.ㅠ
어스름이 깔리고 레이저 레벨기 출동!
심었던 말뚝을 뽑아서 레이저에 맞게 옮겨 박았습니다.
쇠말뚝 머리에 딱 맞는

 

아직 확인도 다 못했는데 벌써 깜깜한 밤이 되면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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