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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화 : 오후 반차내고 심습니다 (2)

아무튼, 농막

by 태즈매니언 2021. 3. 25.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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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농막>

 

27화 : 오후 반차내고 심습니다 (2)

 

다행히 묘목을 사러 옥천군까지 갈 필요는 없습니다. 미리 검색해보고 알았는데 세종시 전의면 지역에 묘목생산단지가 있더라구요. 세종시 인구가 늘고 아파트 건축도 계속되니 조경수 수요가 꾸준히 있으니 충분히 생길만 하지요.

 

전의면 묘목생산단지 초입에 위치한 도로변에 대형 묘목농원이 있어서 곧바로 들어갔습니다. 일부러 세종시에 위치한 농원을 찾은 이유는 지역화폐 10% 할인을 받고자 하는 목적도 있었는데 아쉽게도 지역화폐 할인은 적용이 안된다고 하네요.

 

조경수가 더 많긴 했지만 봄철이라 제가 찾던 유실수들도 거의 다 있었습니다. 아쉽게도 분묘는 별로 없고 뿌리를 많이 잘라낸 가식재한 묘목들이 대부분이네요.

 

분묘는 4년생 포포나무(2.5만 원)와 알프스오토메 미니사과 결실주(4만 원), 앵두 결실주(3만 원) 세 그루였는데 모두 가격이 상딩히 저렴했습니다.

 

오디, 메이플 미니사과, 모과, 찬왕대추, 대봉감, 하코트 살구, 추희 자두, 왕매실 이렇게 구매하니 16만 원이네요. 흙이 없어서 농운에서 사용하는 상토를 팔라달라고 졸라서 50리터 상토 10포대도 9만 원에 샀습니다. 상토에 마진을 꽤 붙였다고 볼 수 있지만 농원에서도 운송비를 내고 받았으니 납득할만한 가격입니다.

 

다양한 유실수와 조경수를 보유하고 있어서 나중에 또 오고싶은 묘목농원이었습니다. 하우스 안에 있는 매화도 그렇고 조경수들로 쓰는 유실수들 수형도 참 잘 잡아서 키우셨더라구요.

 

10년 넘은 준중형 중고차지만 막굴리다보니 이 정도 짐은 문제 없습니다. 뿌리가 마르기 전에 얼른 심어야 해서 바로 공주로 복귀합니다. 창 밖으로 줄기가 나오다보니 운전할 때 신경이 많이 쓰이네요.

 

아직 손수레도 없어서 상토도 하나씩 들고 날랐습니다. 오늘 운동 제대로 하네요. 벌써 모자가 필요할 거라 생각도 못했는데 날은 또 왜이리 덥고 햇살은 강렬한지.

 

에어포트에 상토를 적당히 부어주고 펄라이트도 중간중간 한두줌씩 섞어줍니다. 배수가 더 잘되라고요. 접목한 묘목은 접목 부위를 감싼 비닐을 꼼꼼하게 제거해줍니다. 이거 빼먹으면 나중에 묘목이 다 죽는대요. 뿌리가 벌써 마른 느낌인데 이 작대기들이 과연 잘 살아줄지.

 

뿌리가 타기 전에 10개의 40리터 화분과 2개의 100리터 화분(가장 우람한 오디와 모과나무가 차지했습니다.)에 솔원농원에서 사온 묘목 열한 그루와 발코니에서 키우던 감귤나무를 후다닥 심었습니다.

 

그리고 호스릴을 연결해서 흙과 뿌리가 잘 밀착되도록 물을 충분히 뿌려 줍니다. 타카기 호스릴 신형은 네 가지 분사모드를 제공하는데 안개분사 모두가 편하네요.

 

상토에 물을 뿌리면 공극이 없어지면서 흙높이가 내려가니 상토를 더 부어줍니다. 나중에 멀칭재로 덮을 높이만 빼고요. 그리고 다시 호스릴로 물뿌리기.

 

이제 코코피트로 멀칭을 할 차례입니다. 멀칭은 직사광에 얕은 뿌리가 타거나 흙이 수분을 금방 뺏기지 않도록 막아주고 겨울에는 보온재 역할도 해줍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화분에서 잡초가 자라는 걸 막아주니 꼭 해주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멀칭재로 솔잎같은 걸 주워와서 덮어도 되지만 저는 가격이 저렴하고 올이 잘 안풀어지는 코코피트를 샀습니다. 코코넛 열매의 겉껍질을 가공한 것인데, 중량 대비 최대 20배까지 수분을 흡수할 정도로 보수성이 높고, 통기성과 탈취효과도 좋은 편이라고 합니다.

 

그 사이에 뒷집 어르신 두 분이 차례로 오셔서 제가 일하는 걸 보시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시네요. 정자를 만들려고 세라픽스 통에 시멘트를 굳혀서 주춧돌을 4개 만들었는데 본인은 또 만들면 되니 저한테 주신다는 김씨 어르신, 묘목이 뿌리가 약하고, 바람이 불면 흔들거리니 집 뒤안에 쌓아둔 고추지지대 마음대로 가져가라시면서, 전정가위로 묘목 가지를 잘라주는 게 낫지 않겠냐고 조언해주신 신씨 어르신 모두 감사하네요. 저에 대한 경계심이 풀어진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물을 충분히 뿌려주고 호스릴을 정리했습니다. 막상 해놓고 보니 덩그러니 있는 화분 12개에 막대기 하나씩 꼽아둔 것 뿐인데 한 나절이 다 지나갔네요.

 

배도 고프고 가져온 물도 떨어졌지만 아직 해가 떨어지기 전에 갈 데가 또 있습니다.

 

(28화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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