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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화 : 토목공사 발주 견적

아무튼, 농막

by 태즈매니언 2021. 4. 6.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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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농막>

 

34화 : 토목공사 발주 견적

 

지난 주말 엘리펀츠 건축사무소 이양재 건축사님께 농막 설치를 위한 기반공사(토목공사)에 대한 견적서를 의뢰했습니다.

 

견적서를 받아보니 농막 하차작업의 안전과 농막 건물이 놓일 지반 침하 우려를 방지하면서도 예산을 절감할 수 있도록 고민해주셨더군요.

 

주거용 건물 서식을 사용하셔서 일부 항목은 금액이 책정되지 않았습니다.
백호우 02W 06W가 무슨 뜻인지 이해하는데 한참 걸렸네요.

 

전체 토지 중에서 입구쪽 80평 정도에 대해서만 400mm 깊이로 치환공사를 진행하고, 토지에 진흙이 많아서 구멍이 쉽게 막혀버릴 수 있는 가능성을 고려하여 유공관을 사용하는 지하배수 방식이 아닌 지표배수 방식을 추천해주셨지요.

 

그래서 이렇게 결정된 기반공사 내역에 대해서 세종시에서만도 여러 채의 단독주택을 시공한 시공팀을 이끄는 하우스컬쳐의 배흥열 소장님께서 산출해주신 원가계산서와 공사항목별 자재비, 인건비 등 제경비를 기재한 견적서를 전달받았습니다. 제가 처음 들었던 것보다 많이 내려간 금액이었습니다.

 

상시거주용 단독주택처럼 확실한 안전을 확보하고자 한다면 비용을 더 들여야겠지만, 동절기를 제외하고 주 1~2회 방문하는 가설건축물인 농막 구매자가 수용가능한 예산에서 꼭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공사를 제안해주셔서 신뢰가 갑니다.

만약 제가 토목공사와 경량목구조 농막 건설을 현장시공으로 하우스컬쳐 배소장님에게 한꺼번에 발주했더라면 어땠을까요? 제가 공장제작 농막을 구매하고 따로 토목공사를 발주하는 것보다 비용이 절감되어서 비슷한 자재와 마감 수준의 농막을 현장시공으로 얻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당시 제가 책정한 예산으로 요청드렸던 현장제작시 견적서 사양이 지붕을 아스팔트슁글로 마감해서 아쉬웠는데, 기반공사까지 합쳤더라면 어쩌면 징크를 넘어서 일본식 목조주택처럼 멋진 탄화목 지붕으로 사치를 부려볼 수도 있었겠죠.

 

물론, 선택하지 않은 길에 대한 미련일 뿐입니다. 저는 7년 동안 백 수십채의 농막을 지어본 제작 노하우와 사후관리를 믿고 마룸을 선택했으니까요.

 

견적서에 기재된 기반공사는 크게 세 가지로 첫째, 토공사, 둘째, 농막기초 및 설비배관공사(상수도, 오수, 우수), 셋째, 정화조 공사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견적서상 전체 기반공사비용의 절반 이상이 건설기계의 대여비(기사님 인건비 포함)이었고, 원가계산서의 일부 항목은 금액이 기재되지 않았다는 사실도 참고하셔요.

 

공사항목의 기재내용 중에서 '백호우06', '백호우02 or 015'이 무슨 뜻인지 몰라서 나무위키를 찾아봤네요.

 

흔히 쓰는 '포크레인(Poclain)'은 현재 사용하는 유압모터 방식의 굴삭기(법률용어는 굴착기, 일본식 업계용어이지만 삽차 기능을 고려할 때 굴삭기가 적절하다는 주장도 일리있음)를 최초로 개발한 프랑스회사 포클랭을 영어식으로 읽은 발음이라고 하네요.

 

굴삭기는 토사를 파서 담는 작업장치인 바구니(버킷)에 담을 수 있는 토사의 양(평적 : 가득 채운 상태가 아닌 평평하게 깎은 상태 기준)을 세제곱미터 단위로 산정한 숫자를 기준으로 미니/소형/중형(0.58~0.92)/대형으로 나뉜다고 합니다. 02는 한 바가지에 0.2세제곱미터, 06은 약 0.6세제곱미터의 토사를 담을 수 있으니 02보다 06이 한 번에 세 배의 일을 하는 셈이죠.

 

일반 바퀴를 장착한 휠식과 탱크와 같은 무한궤도로 주행하는 크롤러식이 있는데, 크롤러식은 주로 대규모 토목현장에서 사용하며, 06급 이하는 이동의 편의상 대부분 휠식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06W라고 하면 버킷에 0.6세제곱미터(루베)를 담을 수 있는 휠식 굴삭기이라네요.

 

국내 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은 두산인프라코어社의 06W 굴삭기 모델
두산인프라코어 06W 굴삭기 모델 제원표

 

굴삭기 또는 굴착기로 통칭하는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에서는 한쪽에 굴삭버킷이 달려서 360도로 자유롭게 회전하며 땅을 파거나 깎는 ‘excavator’와 굴삭버킷과 함께 반대쪽에는 토사를 아래에서 앞으로 긁어서 들어올리는 호 버킷이 붙어있는 ‘backhoe loader’를 구분한다고 합니다.

 

설명만 보고는 이해하기 어려웠는데 backhoe loader로 유튭엣 검색해보니 바로 뭔지 알겠네요.

 

견적서의 '백호우 06W'의 뜻을 이제야 알았네요. 아마 기존의 진흙을 긁어서 퍼내야 하기 때문에 백호우 장비를 쓰는 것 같습니다.

 

온라인으로는 06W 굴삭기의 신제품 가격이 공개되지 않았는데, 2019년 3월 출고 제품의 중고가격이 1억 3,800만 원으로 제시된 걸 보면 왜 하루에 운전기사님 인건비를 포함해서 약 60만 원의 비용이 발생하는지 납득이 되었습니다.

 

 

개인이 토목공사를 따로 발주하기가 쉽지 않은데, 신뢰할 수 있는 전문가덕분에 어렵지 않게 선택할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공사는 진입구 부분의 절토 및 성토 방법이 결정된 이후에 시작하게 되며, 이양재 건축사님께서 80평에 대한 치환공사 시에 진흙을 파서 버린 후에 한동안 그대로 둬서 물이 빠져나온 다음에 나머지 공사를 진행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해주셨습니다.

 

(35화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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