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화 : 전기 인입 신청하기
농막에서 전기를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지자체에 등록된 전기공사업체에 연락해서 한국전력공사에 대한 '전기사용신청'을 대행해달라고 요청하시면 됩니다.
둘째, 농막에 태양광발전설비와 전력저장장치(ESS)를 갖추고 전력망 연결없이(off-grid) 전기를 사용해도 됩니다. 다만, 농막은 주택용 태양광발전시설 설치 지원대상이 아니고, 절감한 전기비용으로 투자금액을 회수하기 위한 기간이 길며 설비에 대한 청소관리 부담이 있다보니 가까운 전신주로부터 거리가 멀어서 한전에 전기사용신청을 하려면 비용부담이 많은 경우에나 고려할만 합니다.
저는 밭이 마을 바로 어귀라서 기존 전신주로부터 20m 거리에 농막이 위치해있기 때문에 첫번째 방법을 선택했지요.
검색했더니 전기공사업체에 전기사용 신청 대행을 맡긴 후 전기를 사용할 수 있을 때까지 최소한 3주 이상이 걸리기 때문에 이 기간을 고려해서 미리 신청하는 것이 좋다는 조언들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제가 공주시 관내의 전기공사업체들에 연락해보니 농막이 현장에 없는 상태에서는 전기사용신청이 불가능하다고 해서 농막이 설치된 다음날에야 전기사용신청을 접수시킬 수 있었습니다.
대행신청이다보니 의뢰한 전기공사업체에서 요청한 제 신분증사본과 통장사본을 문자로 보내보내자 바로 신청해주고 다음날 한전에서 알림톡이 오더군요. IT강국 대한민국!
한전의 기본공급약관 제60조 제1항에 기재된 '농사용전력(을)'은 농작물 재배를 위해 사용할 때만 적용됩니다. 따라서 농사를 짓는 중 일시휴식하는 공간인 농막에서 사용하는 전기는 주택용 전력입니다.
설령 1/2~1/3가량인 이용료에 혹해서 '농사용전력(을)'로 신청해서 전기공급을 받더라도 농한기인 겨울철 야간시간에 전기가 주로 사용되는 등 의심 정황이 발견되면 한전직원이 현장확인 후 위약금과 연체요금 및 지연이자를 부과하니 정당하게 주택용 전력으로 신청해야지요.
전기사용신청을 대신해줄 전기공사업체들을 찾기 전에 아래의 세 가지 사항들을 고려해봐야 합니다.
첫째, 동시에 사용하는 전력량인 '계약전력'을 3kw로 아니면, 5kw로 할 것인지입니다. 지자체에 따라서 농막은 3kw로만 신청이 가능한 곳도 있다는데 공주시는 5kw 신청도 가능했습니다. 제가 처음 문의한 전기공사업체는 농막은 3kw만 신청가능하다고 잘못 알려주기도 했으니 최소한 세 곳 이상의 업체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농막에서 냉장고, 전기오븐, 전기필름 바닥난방, 인버터 냉난방기, 50리터 순간온수기, 외부 콘센트를 이용한 전동공구 작업을 위해 전기를 사용할 예정이라 5kw로 신청했습니다. 부담금은 동일하고, 단위 이용료도 3kw보다 싸서 5kw를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죠.
(추가: 주택용은 계약전력에 따른 기본요금 격차가 그리 크지 않네요.)
둘째, 전신주에서 농막까지 공중식과 지중식 중 어떤 방식으로 외선을 연결할지 결정해야 합니다. 이는 한전의 전기공급약관 [별표4]에 나와있습니다. 우선, 저는 전신주로부터 거리가 20m 남짓이라 ‘거리시설부담금’은 생기지 않습니다. 기존 전신주로부터 거리가 많이 떨어져 있는 경우에는 비용문제로 공중식이 불가피하겠지요.
저는 공중에 늘어진 전선이 농막의 디자인을 해치는 모습을 보고싶지 않아서 약 23만 원(49.61-26.4=23.21)을 더 부담하고 지중식을 선택했습니다.
마룸 이대표님께서 귀뜸해주신 꿀팁에 따라 지중식 연결관을 향후에 고정식 온실에 전기를 인입하게 되더라도 불편함이 없도록 50mm로 요청했고요. 2021. 8. 1.부터 부담금이 인상될 예정인걸 보니 괜히 기분이 좋네요. ㅎㅎ
셋째, 농업용 전기는 전력량계를 전신주에 설치할 수 있다는데 주택용 전기는 건물에 부착해야 한다네요. 그래서 전력량계를 달 위치를 정해야 합니다. 리버티6의 모던한 디자인에 회색의 흉물을 어디에 다는게 그나마 미관을 덜 해칠지 고민됩니다. 전력량계에 따로 커버를 덮는건 한전의 점검이 끝난 이후에 가능하다네요.
전기 사용신청 이후에는 위 전기공급약관 [별표4] 에 따라 산정된 전기신청 시설부담금을 납부하고, 전신주와 외선을 시공하고, 사용 전 점검을 한 후에 전기 사용량을 기록하는 전력량계를 설치하면 한전이 송전을 해줘서 정상적으로 전기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제 경우는 기존 전신주와 매우 가깝지만 현황도로 맞은편에 농막이 있고 위치가 현황도로보다 높다보니 한전에서 전신주를 1개 설치해야 한다고 하네요. 제 땅에서 전신주를 설치할 장소에 미리 말뚝을 심고 깃발로 표시해달라는 요청이 있었습니다. 전기를 쓸 수 있게 되려면 빨라도 3주, 아마도 한 달은 걸릴거라고 하고요.
비용은 제가 알아본 전기공사업체들이 모두 공중식 기준으로 한전부담금을 포함해서 70만 원대의 추정견적을 제시했는데, 제가 선택한 공주시 대광전기의 대표님은 전체 전기 인입비용을 100만 원 정도로 추정해주셨습니다. 위의 지중식 기본부담금을 고려했을 때 적절한 금액 같습니다.
(61화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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