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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화 : 드디어, 농막

아무튼, 농막

by 태즈매니언 2021. 6. 10.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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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농막>

 

58화 : 드디어, 농막

 

드디어 농막이 출고되는 날이네요. 함평에서 새벽에 출발해서 7시 30분쯤에 근처의 넓은 공지에 도착할 예정이니 그 시간에 맞춰서 나오라고 하셨는데, 새벽 3시에 잠이 깨서는 도저히 못자겠더라구요.

 

결국 동이 터오는 5시 30분에 집을 나섰습니다. 어제 설치해주신 높지 않은 기초석을 실물로 봤네요.

아직 상하수도와 전기, 아무 것도 연결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제가 이 공간에 놓으려고 모았던 가구들을 챙겨왔습니다. 더 있는데 차가 작아서 이 이상은 안들어가네요.

밭을 어슬렁거리며 지저귀는 새소리들을 즐겼습니다. 오랜만에 딱다구리 소리를 들었네요.

 

7시 10분쯤 백제크레인 엄대표님께서 25톤 맹꽁이크레인을 몰고 오셨고, 적당한 자리에 크레인 다리를 내리시네요. 5분쯤 후에 마룸 이대표님과 정실장님이 도착하셨습니다.

그리고 바로 직후에 고속도로와 23번 국도를 타고온 저의 농막 리버티6가 벤츠 저상 트레일러에 실린 채로 등장합니다. 그 뒤를 어제 오셨던 직원 두 분이 탄 1톤 트럭이 호종하고 있고요.

 

여기서 크레인과 접선한 이유는 저상 트레일러가 너무 길어서 목적지까지 들어갈 수 없기 때문에 7톤 트럭으로 갈아타기 위해서죠.

구조체에 붙어 있는 앞뒤쪽 4개의 고리에 끈을 걸어서 쭉~ 들어올립니다. 이대표님께서 3.9미터 지붕 위에서 직접 솔선수범 하시네요. 사진에서는 전선이 바로 옆으로 지나가는 것 같아서 위험해 보이지만 전선과는 충분한 거리가 있었습니다.

농막을 들어올린 상태의 저상 트레일러를 보니 정말 낮네요. 높이가 30cm라서 과속방지턱을 겨우 넘을 정도입니다. 번쩍 들어올린 모습 아래에 드러난 아연도각관 바닥 구조체와 보온재로 피복된 배관들의 모습을 보니 든든하네요.

크레인이 떠올린 상태에서 임무를 다한 저상트레일러는 함평으로 돌아가고, 대기하고 있었던 7톤 트럭이 후진해서 농막을 싣습니다. 호흡이 척척이네요. 저상트레일러와 트럭기사님 모두 마룸과 오래 같이 상하차 및 설치작업을 해온 팀이라고 합니다.

1차 하차와 상차 작업이 잘 끝난 모습을 확인하고 저는 밭으로 먼저 가서 대기합니다.

 

폭 2.5m의 빠듯한 제방길을 25톤 맹꽁이 크레인이 들어오네요. 놀라운 운전솜씨가 감탄합니다. 입구에서 후진해서 자리잡을 반경이 빠듯해보였는데 정확하게 자리를 잡으시네요.

뒤이어 농막을 실은 7톤 트럭이 들어옵니다. 바퀴가 살짝 시멘트 포장된 현황도로 밖으로 튀어나올 정도로 빠듯하네요. 하천변에 밤나무 가지를 충분히 정리했는데도 스치는 부분이 있어서요.

트럭은 살짝 후진하는 자세로 대기하고, 그 사이에 밭 입구쪽에 자리잡은 크레인이 그을음을 뿜으며 다리를 뻗습니다. 좀 더 안정적인 자세를 위해 침목을 대는군요. 어제 추가로 흙더미를 팠더니 작업공간 7m 폭이 딱 맞습니다.

그리고 2차로 다시 네 곳에 고리를 걸어서 농막을 쭉 들어올린 다음에 주춧돌이 놓인 곳에 놓습니다.

이 모든 작업이 불과 1시간 동안에 완료되었습니다.

그리고 폴딩 도어 앞에 주춧돌 4개의 자리를 잡은 다음, 옵션인 데크형 사각 평상을 놓으니 전이공간으로 딱이네요.

수도배관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야외수전에 물호스를 연결해서 테스트 해봤는데 잘 나옵니다. 겨울철 영하의 추위일 때 배관의 물을 빼서 동파를 방지하는 퇴수구가 하나 더 있습니다.

그 사이에 이대표님께서 제가 이 공간에 놓고 싶었던 Secto Design社의 Octo4241 펜던트 조명을 설치해주셨습니다. 조명의 하단부 높이를 고정창 상단과 끝선을 맞춰주니 보기 좋네요. 조명의 나뭇살이 핀란드산 자작나무라 자작나무 합판인 내장재와 잘 어울리지 않나요?

미리 챙겨온 가구들을 주섬주섬 풀어 놓습니다. 아늑한 저만의 공간이 하나 만들어지네요. 이웃 낮은 밭은 지금처럼 개망초 꽃밭으로 계속 묵혀뒀으면 ㅎㅎ

그 사이에 이대표님께서 에어컨 가림막과, 욕실 상부장 미닫이문, 싱크대 상부장 유리문을 끼워주셨셔서 모든 살치를 완료하셨습니다.

 

도로쪽에서는 화장실 오르내리기창과 작은 미서기창인데다 진입구에 위치한 현관문에 전이공간이 있고 방화문이라 사생활 보호에 좋네요.

이제 절토한 이웃 밭 복구, 정화조와 상하수도 배관 연결, 배수로 공사, 전기인입 등등이 많았지만 농막 프로젝트의 가장 큰 고비를 넘겼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웅장해집니다.

 

저와 리버티6 초호기 프로젝트를 같이 해주신 마룸의 이대표님, 디자이너 정실장님과 함께 공주 제민천쪽에서 밥먹고 커피 한 잔하며 뿌듯한 성취의 경험을 준 이번 프로젝트를 자축하고, 계약에 따른 30%의 잔금을 이체한 후 회사로 복귀했습니다.

 

드디어, 농막!

 

(59화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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